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한산하다. /사진=뉴스1
2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불과 30명에 불과했던 국내 코로자 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20배 이상 늘어나는 등 환자 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설마했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며 전국적으로 대유행하는 조짐까지 보이는 등 이른바 '코로나 쇼크'가 한국을 덮쳤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3일 일본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된 여행권고 2단계는 홍콩과 마카오뿐이었으나 이날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추가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한국에 대한 여행공지를 2단계 '경계' 수준으로 조정했다. 대만 정부도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급 주의'에서 '2급 경계'로 격상했다. 지난 20일 한국에 대해 첫 여행경보를 내린지 3일 만이다.
미국 국무부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여행 권고 상향조정 관련 소식. 한국 여행시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될 경우 여행이 지연되거나 격리될 수 있고 높은 의료비 지출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이에 따라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도 위축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로나19가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의 여행경보 변동은 여행심리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과 미국은 방한 외국인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려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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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과 미국에서 한국을 찾은 여행객은 각각 117만 명, 96만6000명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중 중국과 일본에 이어 3, 4위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이 이미 끊기고 일본 시장도 주춤한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까지 위축되면 국내 관광산업에 장기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AFP
이번 조치는 한국인에 의한 코로나19 확산 불안감 때문이다.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경북 지역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단체여행객 39명(가이드 1명 포함) 중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일본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외부 감염자 1명에 불과한 만큼 한국을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국으로 보고 차단에 나선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이스라엘행 항공기에 탑승한 뒤 입국을 금지 당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뱅크)를 방문한 77명의 한국 관광객 중 9명이 신종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사진=뉴스1
이번 이스라엘의 조치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확진자가 지속 발생할 경우 다른 국가에서도 한국인의 입국을 막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태국이나 베트남 등의 일부 항공사들은 한국행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감축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행수요가 완전히 바닥을 찍은 상황에서 주요 여행지에서 입국금지 조치를 강화하면 여행수요 회복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