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미사업장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2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삼성전자 사업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까지 구미사업장을 폐쇄할 계획이다./사진=임성균 기자
2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SK 등 국내에 규모급 대형 생산라인을 갖춘 대기업들은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 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내 생산라인 관련 근무인력 중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상 첫 사례여서다.
GS칼텍스는 대전 기술연구소 직원이 지난 21일 의심환자 검사를 받자 이날 직원들을 조기 귀가시키고 연구소 전체 방역에 나섰다. 이 직원은 지난 22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기업들이 그동안 생산현장 의심환자에도 기민한 대응에 나선 까닭은 생산현장에서의 바이러스 확산 시 공장 전체를 멈춰야 하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어서였다. 그런데 이제 구미에서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열감지 카메라가 확진자를 미연에 걸러낼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업 뿐 아니라 관공서에서도 확진자 유입을 미연에 막을 대책이 코로나19의 대표증상인 '발열'을 감지해내는 카메라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때문에 대기업 모두 이미 열감지 카메라를 사업장 입구 전체에 설치해둔 상태다. 특히 생산현장에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사업장일 수록 이 같은 대응에 신경을 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울산 조선소 모든 출입문에 열감지 카메라를 운영하고 있다"며 "납품차량은 하차 후 개인건강상태 확인 후 납품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열감지 카메라도 100% 환자를 걸러내지는 못한다는 것이 재계 공통된 고민이다.
한 화학사 관계자는 "발열 증상이 있더라도 해열제를 먹고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진입하면 열감지 카메라도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찬바람에 몸이 다 식은 채로 사업장에 들어오는 경우에도 열감지 카메라가 제대로 된 체온 측정을 할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의 감염 의심 기준 체온은 37.3도로 평균 체온인 36.5도와 1도 차이도 나지 않는다. 사업장 열감지 카메라가 이 같은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야 하는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도 열감지 카메라를 갖췄지만, 확진자를 걸러내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가 아니겠느냐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결국 의심증상이 있는 근무자 개인의 양심에 따라 출입을 자제하고 주변에 이를 알리는 것이 열감지 카메라의 빈 틈을 막을 대안"이라며 "하지만, 이 역시 시스템을 통한 완벽한 대응은 아니어서 무엇보다 바이러스 확산 자체가 조속히 수그러들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