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코로나 걸리겠어?"…마스크 안쓰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20.02.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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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마스크 안 쓰고, 손 안 씻고 '안전불감증'…전문가 "설마, 내가…"란 심리

"설마 내가 코로나 걸리겠어?"…마스크 안쓰는 사람들


21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안. 퇴근을 서두르는 시민들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중에선 아직도 마스크를 안 쓰는 이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지나가는 이 100여명을 살펴본 결과, 15명 정도가 마스크 미착용자였다.

그들 중 직장인 김모씨(39)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마스크를 왜 안 썼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답답해서"라고 짧게 답한 뒤 발걸음을 돌려 사라졌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전국에 퍼져 지역사회 감염 단계로 들어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마스크, 손 씻기 등이 기본에 충실한 게 절실하지만,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빠진 시민들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 안 쓰는 심리…"설마 내가 걸리겠어?"
"설마 내가 코로나 걸리겠어?"…마스크 안쓰는 사람들
21일 오후 서울역 인근 도로에서 행인 300명을 살펴본 결과 마스크 미착용자가 67명에 달했다. 100명 중 22명(22%)은 마스크를 안 쓴 셈이다.



마스크를 안 쓰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었다. 직장인 최모씨(33)는 "비염이 있어 마스크를 쓰면 숨이 답답하다"고 했고, 직장인 양수영씨(29)는 "안경에 김이 서려서 안 쓴다"고 했다. 대학생 오모씨(41)는 "화장이 번져서 못 쓰겠다"고 했다.

이들에게 코로나19가 이렇게 난리인데도 안 쓰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불안하긴 하지만, 괜찮을 것 같아서 안 쓴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런 심리는 대체 뭘까.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설마 내가 코로나에 걸리겠어?'란 심리가 가장 클듯 하다"고 분석했다. 감염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면 아닌 쪽으로 생각하는 게 맘이 편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한단 것이다.


또 사무실 등 특정 장소에서만 안 쓰는 것에 대해선 "어떤 곳에선 왠지 나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까봐 불편한 심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로 몇 번 닦고 '손 씻기' 끝…"그거 아닙니다"

"설마 내가 코로나 걸리겠어?"…마스크 안쓰는 사람들
20일 저녁 서울 한 지하철역 남성 화장실에서 20분간 지켜본 결과, 손 씻기도 안 하거나 대충 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았다.

물로만 몇 번 닦고 발걸음을 돌리던 직장인 정모씨(35)는 "바빠서 대충 씻었다"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씻기만 하면 괜찮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예 손을 안 씻고 밖으로 나가던 60대 남성 허모씨는 "평소엔 잘 씻는데, 까먹었다"고 했다. 그는 기자가 얘기한 뒤에야 그는 손을 제대로 씻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손을 제대로 씻으려면 △손바닥과 손바닥 문지르기 △손등과 손바닥 마주대고 문지르기 △손깍지를 끼고 문지르기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르기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면서 문지르기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 씻기 등 6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자가 300명이 넘든, 400명이 넘든,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입 가리고 기침하기 등 기본 원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 모두가 힘을 합치면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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