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신천지…"전염병에 취약한 예배 방식"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2.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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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지 앞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사진=AFP대구 신천지 앞을 소독하고 있는 모습./사진=AFP


국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수 하루에만 100명 이상 늘었다. 외신에서는 확산의 중심에 있는 '신천지 대구교회(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신천지)'에 대해 주목했다. 이들은 신천지가 한국의 보건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고도 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한국에서 이날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142명 증가해 총 346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확진자 중 신천지와 관련된 사람은 48%, 31%는 청도대남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 국가에서 50명 이상 확진자가 한 지역에서 집중 발생한 사례는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외에는 처음이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외신들은 감염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신천지의 독특한 예배 형태에 초점을 맞췄다. 신천지는 예배가 있을 때 대열을 갖추고 바닥에 앉도록 하는데 이때 사람 간 간격이 매우 좁다는 것이다. 또 찬송가를 크게 부르도록 해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도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신천지 신도들은 1~2시간의 예배 시간 동안 팔꿈치와 팔꿈치를 맞대고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있다"며 "이런 밀접한 환경이 신도들 사이 감염을 확산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천지가 지난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교회를 열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도 이번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즈는 "신천지는 그들이 외부에서 나쁜 이미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외부인이나 심지어 가족들끼리도 이를 숨겨왔다"며 "이런 관습은 회원들로 하여금 전염병에 유난히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종교 관행 때문에 현재 신도 700여 명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사스와 메르스도 막아낸 한국의 보건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는 대구 신천지에 찾아가 인근 직장인들과 신도를 인터뷰하기도 했다. 한 직장인은 "매주 예배가 끝나면 검은색 정장을 입은 수천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는데,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2대 밖에 없어 계단으로 내려가기도 했다"며 "이런 기괴한 모습은 10분 이상 이어질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건물 앞에서 만난 한 교인은 "안으로 들어오면 경찰을 부르겠다"며 "9000명의 신도가 모두 집에 있고 두 차례 청소와 소독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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