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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공격해 지지층 결집한 트럼프…화제성으론 성공?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2.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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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연속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두고 불만을 표출했다.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또 다시 '애국 프레임'을 씌운 것으로 분석된다.

시작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 도중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뜬금없이 아카데미상 이야기를 꺼내며 "한국은 무역 문제에 있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더욱이 올해 최고의 영화상을 주나?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와 '선셋 대로'(1950년)를 언급하며 "이런 미국 영화가 다시 오스카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알다시피 그들(한국)은 무역으로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선거 유세에서 '위대한 미국'이라는 슬로건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섰던 만큼 이번 발언도 이런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영화가 오스카상을 받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미국 보수층 표심을 자극한 것이다.

하지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모순을 지적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트럼프, 누가 진짜 기생충인지 전 세계에 알렸다'는 기사에서 "피터 부티지지 민주당 대선후보는 원어로 된 소설을 읽기 위해 노르웨이어를 배우려고 애썼지만 트럼프는 굳이 자막을 읽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도 외국 영화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배우들의 대화가 별로 없고, 사무실 컴퓨터에서 접속해서는 안 되는 영화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영어' 선호 발언이 실패할 것이 분명한 만큼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발언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는 유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미국적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비평'이라는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는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라는 발상에 기반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의 어두운 면은 확실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다양성을 찬양하고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향하는 미국은 1940년~1950년대의 미국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두 영화(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선셋 대로)가 보여준 미국은 백인에게만 좋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생충'의 수상으로 큰 수익이 예상되는 인물이 텍사스 출신의 미국인 거부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기생충'을 미국에 배급한 '네온'의 대주주가 대니얼 프리드킨이기 때문이다.

앞서 배급사 네온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막을 읽지 못한다. 이해할 만한 발언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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