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대림동 차이나타운. /사진 = 오진영 기자
21일 서울시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소 같으면 '불금'을 맞아 한참 개업 준비에 나서야 할 상인들은 허공만 쳐다보고 있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길을 걷던 사람들도 가게 앞만 기웃거리다 발길을 돌렸다.
몇몇 가게는 '휴업'을 써붙이고 아예 문을 닫았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이 한데 모여 중국 음식을 먹던 거리는 이미 '유령거리'가 된 지 오래다.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비자를 발급해 주거나 여행을 주선하는 사무실 앞에는 날짜 지난 신문이 가득했다.
대림동 가게 곳곳에 붙은 '코로나19' 안내문들. / 사진 = 오진영 기자
대림동은 '입국 금지' 청원에 대해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중국 웨이난 시에서 왔다는 한 상인은 "한국 사람들의 불안감은 이해한다. 우리도 두려운 건 매한가지"라면서도 "입국 금지는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아직 대림동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아닌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차이나타운 입구에서 중국 꽈배기를 사 먹던 톈진 출신의 한국 유학생 A씨(28)는 "집이 근처는 아니지만, 고향 음식이 생각날 때 이따금 들른다"며 "요즘은 단골 가게에 손님이 없어 보여 조금 많이 산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상인은 "이 아가씨 아니면 우리 가게 망한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