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만장' 조원태 공격한 강성부…임시 주총 준비하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2.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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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한진칼 지분 5.02% 추가 매입…3월 주총 의결권은 없어…조현태 34.45% vs 3자 연합 37.08%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반도건설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등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 이후 임시 주총에서 재차 표 대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20일 한진칼 지분 297만2017주(5.02%)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취득한 지분은 대호개발이 3.77%, 한영개발이 1.25%에 달한다.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는 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써 3자 연합의 지분율 기존 32.06%에서 37.08%로 높아졌다.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은 조 전 부사장이 빠진 조 회장 일가 지분(22.45%)에 조 회장의 백기사로 여겨지는 미국 델타항공(10%), 올해 들어 1%가량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카카오(2%)를 더해 34.45%로 추산된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양측의 지분율이 뒤집힌 것이다.

이미 주주명부가 폐쇄 된 탓에 추가 매입한 주식은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3자 연합이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부결되면 이후 임시 주총을 열어 경영권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반도건설은 한진칼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바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그러나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임시 주주총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강 대표는 또 “오늘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뒤 응답을 요구한 기한의 마지막 날”이라며 “답이 오지 않는다면 이날 주주로서 비전과 저희가 제시하는 주주제안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조원태 회장의 경영 기간을 비롯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가 있었다”며 “(KCGI 활동이)사적인 영역으로 들어가 집안 내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으로 많이 비치는데, 저희가 제시하는 회사의 장기적 미래와 비전에 대한 부분을 비중 있게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등에서 자꾸 ‘조현아 연합’이라고 하는데, 최대 주주인 우리가 자꾸 뒤로 빠지고 조현아 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약간 섭섭한 생각이 든다. ‘주주연합’으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땅콩 회항’의 장본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 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개인 일탈 얘기도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진 않고 품격있게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조원태 회장이) 미국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취득으로) 들어오고 나서 더 기고만장해졌다”며 “저희가 요구했던 사항을 컨닝 하듯이 베껴서 자신들의 공인 양 아전인수해 보도하는 것을 보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한 투기자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KCGI의 펀드는 기본 락업 기간이 10년이고, 최종 만기는 14년에 달한다"고 선을 그었다. 저축은행에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담보대출비율이 2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KCGI 강성부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회견에는 강 대표와 3자 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발표에 나섰다. 사내이사 후보 중 하나였던 대한항공 출신 김치훈 전 상무는 자진 사퇴하며 조 회장 지지를 선언, 강 대표를 궁지로 몰았다. 한편, 한진칼 주가는 전날보다 150원(0.3%) 하락한 4만945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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