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권역의료응급센터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날 하루만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1명에서 51명으로 20명 급증한데 이어 이날도 환자 36명이 추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급격히 흔들렸다.
시가총액 주요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가 전일 대비 200원(0.3%) 하락한 6만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183,300원 ▲5,100 +2.86%)는 신입사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800여명이 자가격리 조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주가는 오히려 500원(0.4%) 오른 1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장 가동에는 차질이 없다는 회사측의 적극적인 해명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다소 조정받았던 2차 전지 수혜주 LG화학 (439,500원 ▼500 -0.11%)과 삼성SDI (473,500원 ▼4,000 -0.84%)는 이날 2~3%대 강세로 주가를 회복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836,000원 ▲3,000 +0.36%), 셀트리온 (191,700원 ▲7,900 +4.30%), 현대모비스 (256,000원 ▼5,500 -2.10%), LG생활건강 (381,000원 ▼5,500 -1.42%) 등 시총 상위 주요 종목 대부분이 이날 하락했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하지만 전염병이 오래 지속될수록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유동성 공급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증시의 기반이 되는 기업 실적 증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올해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 상승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으로 이어진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전망 PER(주가순수익비율)는 11.3배로 과거 5년 간 최대치 수준이다.
증시 조정 대비, 대장주·생활양식 변화 관련주 주목
이에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는 증시 상승세 둔화 국면에도 대장주 7개 종목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7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 NAVER, 카카오, 엔씨소프트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기 상승, 단기 약세를 전망할 때 가장 교과서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전략은 핵심 주도주 위주의 포트폴리오 압축"이라며 "주도주 7종목은 업종별 대표주 중에서 올해 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폭이 가장 크고, 주가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서비스, 게임, 건강기능식품 등 생활 양식 변화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더라도 게임이나 온라인 쇼핑 등 생활활동은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염병 확산 이후 가정에서 간단하게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2% 늘었고 건강기능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인터넷 환경에 기반한 온라인 소비지출 확대, 가정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