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기생충, 상영관은 늘지 않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0.02.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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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스카 4관왕 기생충, 국내 스크린 수 100~200개 유지방침

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배우, 제작진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뉴스1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배우, 제작진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뉴스1


미국 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제작진은 최근 개봉한 신작에 피해를 주지 않기위해 상영관을 확대하지 않았다.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지만 영화계 상생을 위해 다소 제한적인 상영관을 유지하고 있다.

20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기생충 제작·배급사는 국내 상영관(스크린)을 대폭 늘리지 않는 데 합의하고 전국 100~200개 안팎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상영관 규모는 대형 멀티플렉스별 균형과 관객요청, 지역별 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다.



기생충 국내 상영관 수는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607원 ▼3 -0.49%)와 주관배급사 CJ ENM (73,700원 0.00%)가 판단해 확정한다. 제작·배급사는 손익수준과 흥행성 등을 고려해 스크린 점유율과 상영횟수 등을 정한다.

'개봉 신작' 피해 최소화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기생충을 볼 수 있는 스크린은 전국 153개로 점유율은 2.7%다. 대형 멀티플렉스별 스크린 수는 △CGV 49개(업체별 스크린 점유율 2.4%) △롯데시네마 53개(3%) △메가박스 40개(3.4%)다.



지난 9일(현지시각) 제92회 오스카 이후 쏟아진 국민적 관심에 비해 다소 아쉬운 규모다. 기생충은 지난해 개봉 당시 스크린 점유율이 30%를 넘었으나 2개월 뒤 1%대로 줄었다. 오스카 수상 이후 2%대로 소폭 높아졌다.

오스카 4관왕 쾌거에도 기생충이 상영관을 대폭 확대하지 않은 이유는 개봉 신작을 배려해서다.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핵심 관계자는 "신작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영화시장에서 기생충 때문에 개봉작들이 상대적인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최근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까지 맞물리면서 이달 영화관객은 7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유럽 등 해외관객 찾아나선 기생충

기생충은 국내 관객을 넘어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개봉 2개월 만에 1000만을 돌파한 만큼 국내 수요가 급증하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도 겹쳤다. 이미 손익분기점(370만 관객)은 훌쩍 넘긴 상황이다.

배급사 CJ ENM 관계자는 "이미 많은 관객들이 보셨기 때문에 갑작스런 국내 수요 급증은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오스카 수상 이후 기생충 누적 관객은 지난 19일 기준 1025만명으로 약 16만명(1.5%p) 늘었다.

기생충을 아직 접하지 못한 해외 반응은 뜨겁다. 미국 배급사 네온은 아카데미 수상 직후 기생충 상영관은 2000여개로 확대했다. 영국 배급사 커존은 상영관을 40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은 경제·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세밀한 표현으로 오스카 이외에도 국내·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청룡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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