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초 對中 일평균 수출 -22%…'코로나19' 리스크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20.02.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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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지역감염 새국면]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영향 등으로 2월 초 중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22% 급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이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수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수요·공급·가격 측면 '악재'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1~10일 대중 일평균 수출은 3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2.2% 급감했다. 총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대(對)중 수출 부진으로 같은 기간 전세계로의 일평균 수출도 15억3000만달러로 3.2% 줄었다.

코로나19는 수요·공급·가격 측면에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먼저 중국 경제 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중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내 수요 위축은 한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 수출이 1.74%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문제다. 춘절 연휴가 연장되면서 중국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중국에서 조달하던 부품 수급이 지연됐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기업이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으로 휴업에 들어가는 등 국내 제조업 생산 차질이 현실화했다.

유가 하락 등 가격 측면에서도 영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석유 수요를 감소시키면서 지난 14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55.2달러로 전년대비 15.4%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주력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석유화학 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중국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소비·투자 부진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에 위기가 닥칠 경우 한국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도 "코로나19, 사스보다 영향 크다"
8일 오후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화물선에 선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인천=임성균 기자8일 오후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화물선에 선적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인천=임성균 기자
이런 탓에 글로벌 연구기관들은 한국의 수출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각 기관이 제시한 수출증가율 전망치는 △블룸버그 2.1% △JP모건 1.8% △소시에테제네럴 1.7% 등으로, 정부가 지난해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3.0%에 못미친다. 소시에테제네럴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한국 수출액이 연간 71억달러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2003년 사스때보다 코로나19이 한국 수출에 미칠 파급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본다. 과거와 비교해 글로벌 경제와 분업구조에서 중국이 핵심으로 부상했고, 한국에 대한 중국 경제의 영향력도 더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9%로 4배 뛰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18.1%에서 25.1%로 1.4배 늘었다.

이에 따라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커졌던 수출회복 기대감도 다소 꺾인 상황이다. 정부는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수출 플러스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 이날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는 물론 내수까지 위축되고 특히 수출이 어렵다"며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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