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털어낸 LS엠트론…구자은 회장 승부수로 "기필코 실적반등"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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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저 실적…차기 총수 구자은 회장 승부수 주목

부실 털어낸 LS엠트론…구자은 회장 승부수로 "기필코 실적반등"


지난해 역대 최대인 800억원대 적자를 감수하면서 부실자산을 털어낸 LS엠트론이 올해 실적 반등에 나선다. 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한 구자은 회장의 승부수여서 흑자 전환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8600억원, 영업적자 805억원을 보였다.

이 실적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유독 컸다. 4분기 매출은 1858억원으로 전년대비 13.1% 감소했지만 영업적자는 615억원으로 2018년 4분기(영업손실 148억원) 대비 300%나 늘었다.



LS엠트론 실적 악화는 그룹 지주사인 LS에도 고스란히 옮겨 붙었다. LS의 지난해 매출은 10조1812억원으로 전년보다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 LS전선과 LS산전 등 다른 계열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것을 감안하면 LS엠트론의 적자 확대가 더 아쉬운 대목이다.

LS엠트론의 적자폭 급증 원인은 부실자산을 손상처리한 탓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엠트론은 사업 자체도 다소 부진했지만 부실자산에 줄곧 발목을 잡혀왔다"며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지난해 4분기에 부실자산을 일괄 정리했다"고 말했다.

LS엠트론의 이런 자구책에 시장 평가는 긍정적이다.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그만큼 기업 불확실성은 단번에 해소됐기 때문이다.


박원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유형자산 138억원, 무형자산 297억원의 손상 차손 반영으로 올해부터 3년간 감가상각비가 연 평균 80억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LS엠트론은 올 들어 이미 이익 개선세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문제는 중장기 수익성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다. 트랙터와 사출기가 주력인 LS엠트론의 포트폴리오는 그동안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비해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계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동박·박막 사업과 전장부품 사업을 차례로 매각한 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오히려 미래 성장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업계에선 이런 체질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구자은 회장은 사업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승부수를 폈다. 자체적인 힘으로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트랙터 생산체계 개선과 연구개발(R&D) 프로세스 효율화 등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을 끌어낸다는 목표다. 북미를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엠트론이 부실자산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사업 본질적인 부분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올해는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성장동력 측면에서도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새 엔진을 장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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