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호" vs "누가 조국 외치나"… '강서갑' 두고 맞붙은 금태섭·김남국

머니투데이 서진욱, 유효송 기자 2020.02.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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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남국 변호사. /사진=뉴스1.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남국 변호사. /사진=뉴스1.


김남국 변호사가 자신의 서울 강서갑 출마를 '조국 수호 선거'라고 비판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공정 경쟁 기회를 빼앗지 말라"고 반박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인사들끼리 총선 공천을 두고 겨루는 모양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출마 시도로 홍역을 치렀던 강서갑 공천 문제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 변호사는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선거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는 사람은 없다.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나"라며 금 의원을 비판했다.

금 의원이 이날 오전 "우리 당을 위해서 제가 (김 변호사에 대한 공천을) 막아내야 한다"며 "조국 수호 선거를 치를 순 없다. 강서갑이 19대 총선 때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고 발언한 데 대한 반박이다.



당초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주선으로 강서갑 출마 기자회견을 가지려다 돌연 취소했다. 강서갑은 민주당의 추가 공천 공모 지역이다. 김 변호사는 대표적인 '친조국' 법조인으로 '조국백서추진위원회' 필자로 참여했다. 조 전 장관 임명에 반대한 금 의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변호사는 "의원님께서 '막겠다'고 말씀하신 게 설마 저의 출마 자체를 막겠다는 말씀이신지 조심스럽게 여쭙고 싶다"며 "공정 경선을 얘기하면서 '제2의 김용민 사태다, 이번 선거가 조국 수호가 되면 망한다는 뉘앙스로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저의 출마 포기를 종용시키려고 하는 게 의원님의 경선 전략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 수호 프레임으로 선거를 치르면 안 된다고 주장하시면서 거꾸로 조국 수호 위기감과 논란을 키우는 모순된 행동을 하고 계신다"며 "무엇때문에 청년으로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으려고 하시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금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며 강서갑 출마 의지를 재차 밝혔다.


앞서 금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 앞서 김 변호사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9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갑에서 낙선한 '나꼼수' 김용민 후보 사례를 언급하며, 김 변호사의 출마가 강서갑은 물론 수도권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 의원이 언급한 '19대 총선 노원갑'은 민주당이 팟캐스트 '나꼼수' 열풍을 반영해 김용민 후보를 노원갑에 전략공천한 사례다. 노원갑이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지역구 물려주기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있었으나, 민주당은 김 후보의 전략공천을 단행했다. 하지만 과거 김 후보의 여성, 노인 비하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거에서 패했다.

당시 김 후보의 후원회장은 조국 전 장관이었다. 조 전 장관은 19대 총선에서 김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우원식, 김현권,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와 고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었다.

금 의원은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민주당이 판단 착오도 있고 실수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선 자기 교정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 임명은 이미 지난간 일인데 그걸 놓고 조국 수호 이슈되는 선거를 치르는 건 미래를 바라보는 게 아니다"라며 "자칫 유권자들에게 오만한 자세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 의원은 "좀 더 겸허하게 잘못과 판단 착오에 대해 인정하고 비판받으면서 겸허한 자세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강서갑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전체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공천 받아서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금 의원은 자신을 향한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의 비판에 대해 "정치인은 비판의 말을 격려의 말과 마찬가지로 잘 들어야 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했듯 정치인은 국민보다 반보 앞서 나가면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김 변호사가 출마의 변으로 '지역 발전'을 언급한 데 대해선 "누가 그렇게 볼까. 저희 지역에 사시지도 않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에 앞서 정 전 의원이 강서갑 출마를 타진했다. 정 전 의원은 금 의원을 '내부의 적'이라고 비난하며 대항마로 나섰다. 하지만 공관위에서 정 전 의원에 대해 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려 출마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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