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비웃는 운동화 시장…웃고 있는 종목이 있다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2.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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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지난해 11월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디다스 강남브랜드센터점에서 오늘 하루만 한정 판매하는 이지부스트 350 V2 블랙 운동화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시민들이 지난해 11월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디다스 강남브랜드센터점에서 오늘 하루만 한정 판매하는 이지부스트 350 V2 블랙 운동화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동화 시장이 의류 시장을 웃도는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니클로 같은 중저가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의류를 입고 고가의 운동화를 신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인기 있는 운동화를 구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운동화를 되파는 리셀 시장 규모도 7조원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운동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운동화 제조사개발생산(ODM)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지부스트' 등 고가의 운동화 라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디다스의 협력사 화승엔터프라이즈 (8,710원 ▼280 -3.11%)(화승엔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상승 출발했던 화승엔터는 오전 11시 22분 현재 전날보다 200원(1.18%) 내린 1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화승엔터는 지난 1년여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2월 초 9260원이었던 주가가 전날 1만6950원까지 83%나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보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 /사진제공=아디다스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 /사진제공=아디다스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승엔터의 매출액은 2016년 6402억원, 2017년 7682억원, 2018년 8792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매출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에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두자릿수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이유로는 △아디다스의 글로벌 매출액이 7% 늘어난 점 △화승엔터의 아디다스 그룹 벤더(납품업체) 점유율이 20%까지 상승한 점 △고가 제품 비중이 10%에서 20%로 확대된 점 등이 꼽힌다.

호재는 더 있다. 올해 '유로 2020'과 '도쿄 올림픽' 등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열린다는 점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올해 기능성 운동화 시장 성장을 이끌어 가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소비가 의류에서 신발로 옮겨가면서 운동화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고가 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스포츠 브랜드사와 제조사들의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류 비웃는 운동화 시장…웃고 있는 종목이 있다
한편 최근 화승엔터의 주가는 다소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지금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의 중국 생산 비중은 10% 수준으로 높지 않다"며 "아디다스의 중국 사업이 일시적으로 부진할 수 있지만 선진국 매출 비중이 높고 화승엔터의 동남아 생산 비중이 90%에 달해 코로나19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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