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문 연 중국 내 美공장…일할 사람이 없다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2.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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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제조 공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사진=AFP중국의 한 제조 공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사진=AFP


‘코로나19’ 영향으로 문 닫았던 중국 내 미국 공장들이 속속 가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이번엔 일손 부족에 직면했다. 춘제 연휴 이후 ‘이동제한령’이 떨어진 도시에서 노동자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있는 미국 공장 대부분이 이번 주 내로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나,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인해 인력 부족을 겪을 전망이다.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는 “양쯔강 델타(양쯔강 지역 경제벨트)에 있는 109개 미국 제조업체 중 90%가 이번 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인데, 이 중 78%가 직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연휴가 끝나고 돌아와야 할 직원들이 당국의 여행 제한 등에 발이 묶여 상하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돌아온 직원들도 2주간의 격리·검역이 필요해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하다는 게 미 상공회의소 설명이다.

케르 깁스 상공회의소장은 “대부분의 공장이 문을 열도록 허가를 받았으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쯔강 델타는 상하이시와 장쑤성, 저장성 일부를 포함한 양쯔강 하구 삼각주 지역으로, 인구 8000만 명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1%를 차지하는 경제 중심지다. 이곳 사업체들이 제 속도를 빠르게 찾지 못하면 중국 경제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 세계 공급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 공장을 둔 미국 제조업체 60%가 향후 몇 개월간 수요 하락과 글로벌 공급망 위축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기업 3곳 중 1곳은 생산기지를 아예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날 애플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공장 문을 닫는 등 수급에 차질 생겨 1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일 거란 성명을 내놨다. 애플은 중국 매장 대부분을 폐쇄했고, 공장은 일부 가동을 재개했으나 정상적인 상태로의 복귀가 더뎌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애초 지난달 30일까지였던 춘제 연휴를 상하이에 한정해 이달 9일까지로 연장했다. 9일 이후에도 기업들이 직원 간 감염을 우려해 업무 재개에 신중했다.

현재 ‘코로나19’ 발병지인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저장성, 쓰촨성, 광둥성 등에 ‘이동제한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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