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나경원 의원 딸인데 연수 좀"…위스콘신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머니투데이 임지우 인턴기자 2020.02.18 07:47
글자크기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나경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딸이 특혜 해외 연수 의혹에 휘말렸다.

17일 밤 방송된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성신여대에서 나 의원의 딸이 재학 중이던 2015년 특혜성 해외 연수를 보내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따르면 2015년 5월, 성신여대 국제교류처장은 미국의 위스콘신대학교 리버폴캠퍼스 한국교류센터 센터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냈다.

공개된 메일에서 성신여대 처장은 "처음으로 장애학생의 해외연수를 지원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위스콘신대에 학생을 보낼 수 있도록 협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처장은 "학생 어머니의 부탁을 받았다"며 "일주일에 2번 정도 정기적으로 아이를 보살펴 줄 한국 사람을 구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다. 이어 처장은 메일에 "사실은 이 학생이 나경원 국회의원의 딸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이에 위스콘신 대학 측에선 나 의원의 딸이 자격 수준에 맞는 토플 점수 등이 없는 점 등을 들어 특별 연수 진행이 곤란하다고 답을 했다.

이에 성신여대 국제교류처장은 "이건 보통의 교환학생 자격으로 가려는 것이 아니라 토플 성적은 필요 없을 것 같다"며 재차 설득을 시도했다.


'스트레이트' 측은 나 의원 딸의 미국 연수가 성사되진 않았지만 이처럼 특정 학생을 지목해 보직 교수까지 나서 연수를 부탁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 센터장은 메일에 "이 학생이 나경원 국회의원의 딸이다"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메일을 보냈던 성신여대 차 모 교수는 "처음 장애 학생을 파견하는 상황이라 교류대학에 상세하게 문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나 의원의 딸이 아닌 다른 장애학생의 해외 연수는 처장이 아닌 직원이 맡아서 미국 대학과 연락을 했으며, 성신여대의 장애학생 해외연수 장학 프로그램은 나 의원의 딸이 4학년으로 재학 중이던 2015년 딱 한해만 시행된 뒤로는 종료됐다.

이날 '스트레이트'에선 지난해 11월과 1월에 두 차례 보도했던 나 의원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쓴 논문의 저자 자격과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취재 결과를 보도했다.

'스트레이트'는 나 의원의 아들이 논문을 제출한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지적재산권 책임자 빌 하겐을 직접 만나 표절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 책임자는 직접 자료를 검토한 뒤 "나 의원 아들의 논문과 EMBC(의학. 생물학회)의 논문 속 그래프가 정확히 일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포스터 작성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 의원의 아들이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표기된 것도 "이 부분에 장난을 좀 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딸 특혜 해외 연수 의혹'에 대해 나경원 의원 측에선 "당시 성신여대 측이 장애 대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것을 제안했고, 위스콘신대학교에서도 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 측에 해외 연수를 먼저 요청한 사실도 없고 아이에게는 어려운 프로그램이어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