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된 구축아파트가 석달새 1억 올라, 산본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0.02.1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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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된 구축아파트가 석달새 1억 올라, 산본에 무슨 일이


12·16대책의 풍선효과가 '수용성(수원·용인·성남)'에 이어 수도권 비규제지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구축 아파트 가격이 3개월 사이 1억원 가까이 뛴 것. 시장 전문가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이 단기 투자처로 급부상하면서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군포시 산본동 '한라주공4단지 1차아파트' 58.65㎡(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8일 4억원(6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11월 거래 가격인 3억100만원(8층) 대비 1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매물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지난해 12월 3억4800만원에 팔린 59.97㎡의 매매 호가는 현재 4억8000만원이다. 두 달 사이 1억원 이상 뛰었다. 1992년 입주한 29년차 아파트에 이례적인 품귀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산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최근 매매 호가가 1억원 이상 뛰었다"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밀려난 풍선 효과도 있고 재건축 추진 연한(30년)을 채우다보니 기대감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산본 내에서 '우륵주공7단지(1994년)' '세종주공6단지(1994년)' 등의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른다. 1990년대 준공된 구축 아파트들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군포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부터 증가세를 나타낸다. 지난해 9월 270건에 불과하던 매매 건수는 12월 551건으로 급증했다. 거래가 늘어나니 가격도 뛴다. 군포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7월 3억3496만원에서 3억4788만원으로 3.86% 뛰었다.


수원이 팔달구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것과 유사하다. 두 지역은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팔달구 제외)이면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 호재가 맞물려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GTX 외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새로운 이슈가 없는 데도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라고 본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는 대출 규제가 강하니 이를 피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된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단기 투자자가 몰린다는 것. 풍선 효과는 화성, 평택, 오산 등으로 점점 확산 추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산본 인근의 의왕과 수원이 너무 오르다보니 상대적으로 싸보이는 효과가 있다"며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갭투자자가 몰렸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가격이 바로 조정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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