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평가사가 주시하는 기업들 어딘가 보니…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20.02.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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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용평가사가 주시하는 기업들 어딘가 보니…


"신용등급 하락의 포문이 열렸다"

최근 신용평가사가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을 신용등급 평가에 빠르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주시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 시 조달비용이 높아질 수 있고, 투자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1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3일 OCI (92,600원 ▼300 -0.32%)에 대해 폴리실리콘 생산중단 및 이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OCI는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서 지난 10일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등급에서 A+등급으로, 11일에는 이마트를 AA+등급에서 AA0등급으로 각각 낮췄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을 남겨뒀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신용평가사의 발 빠른 움직임에 주목한다. 기업들의 연간실적 발표 후 통상 2분기부터 평가등급 조정을 검토하는데, 과거에 비해 대응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보통 3월 말까지 기업들의 결산 실적이 발표되고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신용등급 조정이 나타났는데, 최근에는 2월 잠정 실적 발표를 보고 신용평가사들이 선제적으로 평가를 하면서 신용등급 조정 타이밍이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투자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부정적 등급 전망을 가진 기업의 잠정실적 발표"라며 "이미 지난해 분기 실적에서 대규모 적자로 인해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은 기업들이 연간 단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할 경우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부정적 등급 전망을 가진 기업들이 부진한 잠정실적은 신용등급 하락 시점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도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은 1차적으로 실물 부문을 거쳐 2차적으로 금융부문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 잠정공시 발표가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회사채 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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