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시복 기자
현재 금강쇼핑센터의 2~4층을 현대백화점 그룹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백화점 본사 직원 450여명은 모두 이곳에서 근무한다. 정지선 회장도 이곳으로 출근 중이고, 연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동호 전 부회장도 이곳에서 일했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이 40여년간 이 자리를 지켜온 건 풍수적 이유 때문이다. '금강쇼핑센터'가 위치한 압구정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돈이 모이는 곳'으로 여겨진다.
압구정동은 한강이 활처럼 흐르며 감는 지형으로, 재물운이 빠져나가지 않는 입지다. 특히 풍수에서 아파트 단지는 한강이 단지를 둥글게 감싸 안은 채 금성수(金星水)로 흐르는 곳을 명당으로 여기고, 반대로 단지를 등진 채 반궁수(反弓水)로 흐르는 곳은 명당이 아닌 것으로 치는데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의 물길 중 '금성수'에 해당한다.
/사진=이재은 기자
현판에는 "압구정을 감싸고 흐르는 한강의 모양이 미인의 눈썹 모양 혹은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을 이룬다. 압구정 중심의 현대백화점 자리는 재운의 상징인 배꽃으로 유명해 행복한 기운이 더욱 가득하다"는 글이 적혀 있다.
사주·풍수지리 전문가 도모씨는 "물이 쭉 흘러나와 치는 곳을 나쁜 곳으로 보고, 물이 휘감아 도는 자리를 좋은 자리로 보는데, 압구정은 후자에 속한다"며 "현대가(家) 역시 풍수 전문가를 통해 압구정 자리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4월 '압구정 시대'를 접고 삼성동 테헤란로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신사옥은 KT&G 대치타워 옆에 위치하고 지하 6층~지상 14층으로 구성돼있어 현대백화점 그룹의 위상에 걸맞는다.
현대백화점 본사는 1980년부터 현대아파트 단지 내 금강쇼핑센터에 위치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4월 '압구정 시대'를 접고 삼성동 테헤란로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워낙 오래돼서 어차피 재건축을 해야했기에, 어차피 옮길 것이면 미리 옮기자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업무 환경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