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잘 나가는데…재활용도 돈 될까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2.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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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 /사진제공=현대차현대차의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 /사진제공=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자 2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산업에서 기회를 엿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2차전지 배터리는 폐기 시 안전성 및 친환경적 처리가 요구되는 만큼 점차 전문적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오전 코스닥 시장에서 영화테크 (8,350원 ▼40 -0.48%)는 전 거래일보다 350원(2.77%) 오른 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화테크는 전 거래일인 지난 14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남 나주시가 배터리 리사이클링 센터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영화테크는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관련한 국책사업의 주관 사업자다.



특히 에코프로비엠 (234,500원 ▼11,000 -4.48%)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2차전지 양극재 생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중국 GEM과 합자회사를 만들고 조만간 포항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GEM은 해당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는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이 같은 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공장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난해 10월 4만9950원에서 전날 8만8500원까지 77% 넘게 올랐다. 이와 관련, 이원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기차 밸류체인 상장사 중 유일하게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관심이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업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7월 경북 포항에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위한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됐다. 특구로 지정된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다양한 배터리 관련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만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1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전기차 폐배터리는 관리를 주의깊게 하지 못할 경우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배터리 원료로 사용되는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은 중금속이라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도 크다. 이에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주로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재가공해 공급하거나 폐배터리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형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포항시 규제자유특구에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OCI와 손잡고 자사 폐배터리를 재활용한 ESS와 태양광발전을 연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로 했다. 르노삼성도 지난해 10월 LG화학과 폐배터리 활용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편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향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폐배터리 물량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후방산업으로서 재활용 산업의 기회가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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