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마트 키울 때, 현대百은 완전 다른 기업 샀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2.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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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에 빛나는 '넘버3' 현대백의 돌다리경영]
2012년 한섬·리바트 M&A, 그룹과 시너지 창출

편집자주 롯데그룹이 3~5년내 200여개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을 정리키로 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3위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런 위기의 시절에 오히려 백화점, 면세점, 아울렛사업을 키우고 있다. 한섬·한화L&C 등 알짜기업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위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현대백그룹의 경영스타일을 분석해본다.

남들 마트 키울 때, 현대百은 완전 다른 기업 샀다


'1년에 한 개꼴로 사들인다.'

롯데·신세계가 대형마트를 키워나갈 때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나는 다른 사업분야 기업을 M&A(인수합병)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0년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39주년을 맞아 열린 'PASSION(열정) 비전 2020' 선포식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대규모 M&A 등을 통해 그룹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실이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이후 거의 매년 한두건의 M&A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 전문기업 한섬(4200억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확장했다. /사진제공=한섬 홈페이지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 전문기업 한섬(4200억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확장했다. /사진제공=한섬 홈페이지
특히 2012년을 기점으로 패션과 리빙은 그룹의 중심축이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 전문기업 한섬(4200억원)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 사업을 확장했다.



한섬은 현재 현대백화점그룹 내 알짜 효자계열사로 통한다. 지난해 한섬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2599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7% 늘어난 1064억원을 기록했다. 한섬을 국내 패션 신화 1위를 이끌었던 김형종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올해 인사때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동시킨 것도 이 같은 역량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한섬과 2017년 3000억원에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2개 회사인 한섬글로벌, 현대G&F를 흡수합병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제누아즈 / 사진제공=현대리바트현대리바트 제누아즈 / 사진제공=현대리바트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최대 '토탈 리빙·인테리어 기업' 입지도 다져가는 중이다. 리빙분야는 그룹에서 애정을 쏟는 사업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5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현대리바트는 2017년 프리미엄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소노마'와 독점 판매계약을 맺었고 현대 H&S도 흡수합병했다. 여기에 2018년 종합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 L&C)를 인수하면서 총 매출 2조원이 넘는 리빙·인테리어 기업으로 거듭났다.

다만 현대리바트는 인수 당시보다 몸집을 2배 이상 키우긴 했지만 가구업계 경쟁심화에 따른 최근 부진한 실적은 고민거리다. 지난해 현대리바트 매출액은 전년대비 8.4% 줄어든 1조 237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0.9% 줄어든 23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L&C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L&C는 지난해 매출액 1조 938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기록했는데 기대했던 실적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종속기업 현대L&C 영업권 손상차손이 448억원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 L&C 인수 후 예상보다 실적이 낮아 448억원을 손상 차손으로 인식하면서 현대홈쇼핑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2013년에는 경북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466억원에, 씨엔에스푸드를 150억원에 사들였다. 2015년에 정수기 등 가전 렌털(대여) 사업을 하는 현대렌털케어를 설립했고 같은해 중장비 제조업체 에버다임(940억원)을 인수하는 등 사업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백화점·홈쇼핑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등도 적극 활용해 리빙·인테리어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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