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더 늘리겠다"는 현대百…또 반대 전략 택했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0.02.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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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위기에 빛나는 '넘버3' 현대백의 돌다리경영]
내년까지 백화점 1개·아울렛 3개·면세점 1개 추가 오픈 계획

편집자주 롯데그룹이 3~5년내 200여개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을 정리키로 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업계 3위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런 위기의 시절에 오히려 백화점, 면세점, 아울렛사업을 키우고 있다. 한섬·한화L&C 등 알짜기업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위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현대백그룹의 경영스타일을 분석해본다. 

롯데·신세계 등 대형 유통 기업들이 오프라인 채널 구조조정에 나서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반대 전략을 택했다.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백화점·면세점·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면세점은 현재 전체 그룹 실적을 깎아 먹는 존재가 됐지만,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확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면세사업 적자지만…미래 성장 가능성 보고 투자
현대백화점 면세점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현대백화점 면세점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8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내년까지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1개, 아울렛 3개, 면세점 1개를 추가 오픈한다. 이로써 백화점은 총 16개, 아울렛은 8개, 면세점은 2개로 확대된다.

먼저 이달 20일 동대문 면세점이 문을 연다. 서울 강남에 있는 1호 면세점인 무역센터점에 이은 2호점이다. 동대문점은 서울 동대문 두타몰 6~13층을 모두 사용할 예정으로, 입점 브랜드만 330여개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강남과 강북 면세점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면세 사업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면세 사업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숙원 사업이면서, 그룹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2016년 시내면세점 특허를 처음 따낸 뒤, 2018년 11월 정식으로 면세점(강남 무역센터점)을 오픈했다. 면세점 초기 투자 비용으로 적자는 커지는 상황이지만 면제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타면세점 입점을 결정하고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입찰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세점은 지난해만 영업적자 7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적자폭이 323억원 커졌다. 하지만 최근까지 현대백화점은 동대문 면세점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으로 면세점에 2000억원(보통주 400만주)을 출자하는 등 2017년부터 총 4400억여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면세점 투자에도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실적에서 선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2조1989억원, 영업이익 29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늘고, 영업이익은 18% 줄었다. 하지만 면세점 투자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0~67% 급감한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매우 선전했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 상황에 역으로 나홀로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다.
내년까지 프리미엄 아울렛 3개·서울 최대 백화점 여의도점 출격
"오프라인 더 늘리겠다"는 현대百…또 반대 전략 택했다
프리미엄 아울렛은 내년까지 3개 점포가 문을 연다. 올해 6월엔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11월 남양주점, 2021년엔 동탄점이 오픈한다. 2014년 아울렛 사업에 뛰어든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아울렛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1조 2000억원의 아울렛 사업 매출은 출점이 완료되는 2021년 2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여전히 그룹의 중요 버팀목이다. 내년 1월에는 서울 최대 백화점인 여의도점 문을 연다. 최근 서울권에 백화점이 신규 출점한 경우는 여의도 현대백화점이 유일하다. 정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쏟은 곳이기도 하다.

여의도점은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9100㎡(약 2만7000평)에 달한다.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가 '유통무덤'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대백화점은 해외 유명 쇼핑몰의 '보이드(건물 내 오픈된 공간)'·자연 채광 등을 활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지속적인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며 "올해 면세점 부문의 영업적자가 축소되는 가운데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이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면서 전년대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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