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RO "韓 올해 2.4% 성장…설비투자 연초 반등한다"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2.1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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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제공=삼성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제공=삼성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정부의 발표대로 2.4%를 달성할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 바닥권을 기었던 설비투자가 올해초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해졌다.

AMRO(ASEAN+3 거시경제조사기구)는 17일 발표한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한국경제 전망을 밝혔다. 토시노리 도이 소장을 포함한 8명의 AMRO 미션단은 지난해 9월 16~25일 방한해 연례협의를 실시한 바 있다.



AMRO는 "2019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무역긴장과 세계경제의 동반 부진에 따른 여건 악화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확대된 재정지출과 민간소비가 성장을 뒷받침한 반면 수출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AMRO는 "건설투자는 둔화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설비투자는 2020년 초반에 저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20년에는 다수 국가에서의 5G 설비에 따른 메모리칩 글로벌 수요 반등에 힘입어 성장률이 2.4%로 상승할 것"이라며 "소비자물가지수는 2019년 0.4%에서 2020년 0.9%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 받았다. AMRO는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해왔다"며 "그 상당 부분은 고수익과 장기자산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구하는 국내 거주자들에 의해 해외로 지속 투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채권시장은 해외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는데,이는 한국의 건실한 대외 및 재정 포지션을 반영한다"며 "주식자금 흐름은 2019년 초부터 변동성을 나타냈는데 이는 세계경제 둔화 전망과 미중 무역긴장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중국발 악재에 따른 하방리스크를 경고했다. AMRO는 "단기적으로 개방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하방위험은 중국 및 선진국 경제의 예상보다 부진한 성장과 미-중 무역긴장 심화 가능성"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재까지 한국의 ICT산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나 사업 불확실성과 단일 국가에 대한 핵심 기술제품 의존에 대한 우려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리스크로는 인구문제와 노동시장 양극화가 꼽혔다. AMRO는 "한국은 인구고령화와 대-중소기업간 격차로 인한 구조적 도전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AMRO는 "금융부문의 경우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위험 및 취약성은 억제되고 있다"면서도 "용이한 금융여건과 경기둔화 상황에서 저소득층 부채와 주요 지역 주택가격 투기는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확장재정 기조가 당분간 이어져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AMRO는 "심화된 대외위험 속에서 거시금융정책 조합은 금융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경기순환적 둔화에 대응하여 경제를 지원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며 "재정여력이 충분한 만큼 재정기조는 단기적으로 확장적으로 유지하면서 경제 구조개혁에 더 많은 지출을 배정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아울러 "통화정책도 성장둔화 및 낮은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하여 확장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며 "거시건전성 정책 조합은 금융불균형 형성을 막기 위해 전반적으로 엄격한 기조를 유지해야겠으나 일부 정책은 경제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신용이 공급되도록 정책타겟팅 강화를 위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MRO는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포용성장의 성과 확대와 혁신 촉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음을 환영한다"면서도 "공정거래와 관련된 법․규제의 개정과 더불어 한국 정부는 대기업에 비해 기술도입 및 혁신 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과 훈련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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