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배터리팩 사업' 떼어내나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2.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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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화학 '팩·모듈 사업 효율화' 논의…구광모 회장 미래먹거리 집중육성 가속화

LG전자, '배터리팩 사업' 떼어내나


LG (77,000원 ▼100 -0.13%)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재편한다. 배터리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LG전자 (91,800원 ▼700 -0.76%) 배터리팩 사업을 LG화학 (382,000원 ▼12,500 -3.17%)에 넘기는 방안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본격화된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화학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모듈·팩 사업 효율화를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LG전자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만드는 배터리 모듈과 팩 사업을 LG화학으로 모두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배터리 모듈과 팩 사업을 LG화학에 넘기게 되면 LG전자는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디지털 콕핏 등 전기차의 전자부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그동안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을 총괄하는 VS(자동차부품솔루션)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착실하게 성과를 쌓았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8세대 골프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GM(제네럴모터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P-OLED(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기반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공급했다.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초반대를 기록하면서 독일 콘티넨탈과 일본 덴소 등을 따돌리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이번 사업재편 논의에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LG전자가 최근 자동차 전장을 책임지는 VS사업본부의 램프사업을 2018년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 헤드램프 전문업체 ZKW에 이관한 것도 이런 구상과 맞물린다.

구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서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해 달라"며 미래 먹거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문했다.

이후 LG전자는 수처리 관리·운영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성장이 지체되는 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LG디스플레이 (9,750원 ▼250 -2.50%)도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에 속도를 내는 등 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이 현실화하면 LG전자와 LG화학 모두 경쟁력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비핵심 분야는 과감히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에는 힘을 실어주겠다는 구 회장의 굳은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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