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 '탑텐', 실적 껑충…유니클로 불매·애국마케팅 효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2.16 15:28
글자크기

탑텐 브랜드 보유 신성통상, 작년 하반기 영업익 80.4% 늘어..'No 재팬' 반사이익

탑텐(TOPTEN10)의 모델 이나영. 이나영은 과거 유니클로 모델로 한국 시장에서 유니클로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난해 7월 탑텐의 모델로 발탁됐다. 탑텐(TOPTEN10)의 모델 이나영. 이나영은 과거 유니클로 모델로 한국 시장에서 유니클로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난해 7월 탑텐의 모델로 발탁됐다.


일본 불매 운동으로 유니클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신성통상 (1,782원 ▼17 -0.94%)의 토종 SPA 브랜드 탑텐(TOPTEN10)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PA 브랜드 탑텐을 전개하는 신성통상의 지난해 하반기(7월~12월)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2018년 하반기 대비 8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8% 늘어난 5722억원을 나타냈다. 사업부 중에는 패션사업부의 매출이 27.1% 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7월 이후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의 하반기 매출이 약 50% 하락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 SPA 브랜드인 이랜드의 스파오, 신성통상의 탑텐,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와 이마트의 PB브랜드 데이즈 등이 수혜주로 지목됐다.



특히 신성통상 탑텐과 이랜드 스파오는 대한민국 대표 SPA 브랜드로, 유니클로를 떠난 고객 수요를 다수 흡수하며 반사이익을 얻었다.

신성통상은 1968년 니트의류 수출기업으로 설립된 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하다 90년대 초반부터 올젠, 지오지아, 앤드지, 탑텐 등의 브랜드를 차례로 론칭했다.

특히 2012년 5월 론칭한 한국형 SPA 브랜드 탑텐은 조기 시장 안착에 성공하며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에 26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탑텐은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개별 브랜드 가운데 생산실적 1위 브랜드다. 2019년 하반기 기준 탑텐의 생산실적은 593억원을 기록, 전년 하반기 대비 37.2% 늘었다. 탑텐이 선전하는 가운데 올젠, 앤드지, 지오지아도 생산실적이 나란히 증가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특히 탑텐은 '애국마케팅'으로 일본 유니클로와 차별화된 가치를 지향한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호소했다. 탑텐은 지난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리멤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8·15 광복절 기념 티셔츠(김구, 윤동주 시인 티셔츠)를 판매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은 일본 불매운동이 일기 전부터 일본 SPA 브랜드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앞서 2017년에도 탑텐은 영화 군함도 개봉에 맞춰 관련 티셔츠를 제작했고 판매 수익금의 전액을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에 기부하기도 했다.

탑텐은 2020년에도 애국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려는 염원을 담은 '컴백 프로젝트'를 내놨다. 컴백 프로젝트로 출시한 티셔츠에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금속 활자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해 몽유도원도, 이천향교 5층 석탑 등이 새겨졌다.

한편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지난해 하반기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약 1000억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롯데쇼핑이 발표한 실적을 참고할 때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유통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400억원, 6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서다.

◇SPA브랜드란=기획, 제조, 유통 등의 전 과정을 맡는 패션 브랜드로 '패스트패션'이라고도 불린다. 저렴한 가격과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