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적 파급력 '사스' 충격 넘을 것"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2.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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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

"코로나19, 경제적 파급력 '사스' 충격 넘을 것"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글로벌 경제 파급력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의 충격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사스 사태 당시보다 현재 세계경제에서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당시 세계 GDP에서 중국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9%까지 확대됐다. 같은기간 중국의 해외관광 지출은 154억 달러(약 18조원)에서 2765억 달러(약 327조원)로 급증했다.

중국 경제와 연계성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고스란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유통업, 항공업, 호텔업, 화장품 등 직접적 피해 우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구체적인 산업별로는 유통업의 직접적 피해 우려가 컸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임시 휴업 매장의 매출 손실 △해외 입·출국객 감소와 중국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면세점 타격 △집합시설 기피에 따른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의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의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도 전체 국제선 여객수 중 20%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과 감편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공장 가동중단으로 인한 항공 화물 물동량 감소도 부정적이다.

특히 일본(불매 운동), 홍콩(정치 불안)에 이어 중국 노선마저 코로나19 확산으로 감편되면서 자칫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계의 추가적인 구조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호텔업도 비상이다.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으로 각종 행사와 모임이 취소되면서 부대시설 매출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측하며, 5성급 호텔의 경우 부대시설 매출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해온 화장품 업계도 긴장상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상해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매장 영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인과 외국인 여행자 감소에 따른 면세점 채널과 국내 로드샵 매장의 매출에 충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충격 '미미'…코로나19 장기화화면 타격 불가피
연구소는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 산업을 제외하곤, 현재까지는 국내 제조업에 직접적인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도 중국 내 공장 가동 재개 움직임과 완성차 재고로 인해 공장 휴업의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 부품과 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의 수입수요도 위축될 수 있어 전자기기와 기계,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기업들은 부품과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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