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코로나19 확진…정부, 안심 않는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2.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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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장 등과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수본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2.14.  ppkjm@newsis.com[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장 등과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수본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0.02.14. [email protected]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멈춰섰다. 지난 10일 28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나흘째인 14일(오후 4시 기준)까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크게 3가지 이유다. △춘절(설) 연휴 이후 이뤄지고 있는 중국 내 대규모 인구이동 △중국인의 지속적인 국내 입국 △경증에서의 높은 감염력 등이다.



1. 중국 내 대규모 인구이동
[시안=신화/뉴시스]27일(현지시간)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지하철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구를 소독하고 있다. 시안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하철역, 관광지, 공공 지역 등의 소독 및 검역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2020.01.28.[시안=신화/뉴시스]27일(현지시간)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지하철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구를 소독하고 있다. 시안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하철역, 관광지, 공공 지역 등의 소독 및 검역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2020.01.28.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중국인들이) 춘절 이후 10일부터 지역사회에 귀가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감염인구들이 새롭게 노출될 수 있다”며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 전염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봐야 된다”고 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브리핑에서 “춘절 이후 중국 내 대규모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중국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산업계에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제조업체나 공장 노동자는 재택근무가 어렵지만 관리직이나 영업직의 경우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 하루 수천명의 중국발 입국자…中유학생 7만여명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중국 춘절(설)을 앞둔 2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는 중국으로 출국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2020.01.22.  jc4321@newsis.com[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중국 춘절(설)을 앞둔 22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는 중국으로 출국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2020.01.22. [email protected]
대학 개강을 앞두고 한국에 입국하는 7만여명의 중국인 유학생 등 중국에서 유입되는 외국인들도 변수다. 교육부는 개강을 연기하고 중국인 학생들을 2주 동안 격리하라고 했지만, 각 대학 입장에선 격리공간이 마땅치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중수본은 “관계부처간 실행 가능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6일 확대 중수본 회의를 열고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김 차관은 “지금도 중국에서 입국한 학생들은 특별입국절차와 자가진단앱을 통해서 스스로 관리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필요한 정보도 보건당국과 교육부, 학교를 통해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의 입국자 수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하루평균 수천명의 중국발(發) 외국인이 한국 땅을 밟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1만3000명 수준이던 중국 입국자는 13일 3975명으로 줄었다.

3. 경증에서의 높은 전염력
[우한=AP/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6일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 19 환자를 격리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2020.02.13[우한=AP/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6일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 19 환자를 격리병동으로 옮기고 있다. 2020.02.13
정부는 특히 ‘경증 감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와 비교하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증 상태에서도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는 증상이 경증일 때인 초기에 바이러스를 많이 배출해 감염력이 높고, 전염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경증환자들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병원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환자에 대한 조기발견 검사와 병원감염에 대한 예방관리를 통해 대응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아직은 안정세라거나 종료됐다고 전망할 수 없다. 여전히 예의주시해야 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1주일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강립 차관도 “아직은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현재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최악의 경우까지도 염두에 두고 최선의 방어태세를 갖추는 것이 보건당국이 취해야 될 태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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