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판] "넌 다 계획이 있구나"...영화 '기생충' 속 범죄혐의 5가지

머니투데이 송민경(변호사) 기자 2020.02.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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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지난 12일 입국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지난 12일 입국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영화 '기생충'이 우리 영화사를 새로 썼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습니다. 비영어권 영화에 유독 배타적인 아카데미에서 일궈낸 쾌거이기에 기생충의 수상 소식이 더더욱 대단해 보입니다.

기생충은 개봉 당시부터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빈부 격차, 계층구조 등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수상 소식과 함께 기생충과 관련한 모든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기생충에 등장한 피자집, 동네 슈퍼마켓은 물론 '짜파구리' 레시피까지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가히 기생충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데요.

네이버법률이 영화 속 법적 요소들을 되짚어 봤습니다.



주인공 기택의 아들인 기우가 부잣집 딸을 맡아 가르치는 모습./사진=네이버 영화주인공 기택의 아들인 기우가 부잣집 딸을 맡아 가르치는 모습./사진=네이버 영화
#1. "넌 다 계획이 있구나" 허위경력 제시는 사기

기택의 가족들은 부잣집에 경력 등을 속이고 취업을 하게 됩니다. 기택의 아들과 딸인 기우와 기정은 각각 명문대생과 외국 유학생이라며 과외교사로 취업을 하죠. 실제로는 전혀 아닌데도요.

기우와 기정의 소개로 기택과 기택의 부인도 일자리를 얻습니다. 음모를 꾸며 기존에 일하고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고서 말이죠.


이들은 모두 허위 자격이나 허위 경력을 내세우며 취업하는데요. 이런 행위는 법적으로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자격이나 경력 등을 속여서 취업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죠.

#2.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출신?" 재학증명서 위조는 사문서 위조

기우와 기정은 부잣집 가정교사로 취업을 하기 위해 대학교 재학증명서를 위조합니다. 컴퓨터로 이리저리 여차저차, 어렵지 않게 가짜 증명서를 만들어내는데요.

이들이 위조한 것은 유명 사립대학교의 재학증명서입니다. 재학증명서에 대한 작성 권한이 없는 남매가 사립학교장의 직인을 위조해 이를 허위로 만든 게 되는데요. 이런 행위는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합니다.

또 가짜 재학 증명서를 부잣집의 안주인인 연교에게 보여주는데요. 이처럼 위조한 문서를 다른 사람에게 내보여 이를 믿게끔 하는 것은 위조 사문서 행사죄가 성립합니다.

#3. "기정의 복숭아 서리?" 절도

기정이 마치 자신의 물건처럼 동네 상점에서 복숭아 하나를 집어들고 걸어가는 장면도 영화 속에 등장합니다. 너무나 자연스런 행동이지만 이또한 범죄입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물건을 가지고 가는 행위,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이는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기정의 능청스런 연기에 깜박 속았을 뿐입니다.

#4. "아줌마는 복숭아 알레르기가" 상해

기정과 기우가 부잣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 문광에게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복숭아 털을 날리는 장면도 있는데요.

이렇게 누군가가 음식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그 음식을 먹인다면 상해죄가 적용됩니다. 상해죄는 신체의 완전성을 침해하거나 생리적 기능을 훼손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외부로 나타나는 상처가 아니더라도 수면장애, 식욕감퇴 등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남매가 일부러 복숭아 털을 날리고 그 결과 문광은 복숭아 알레르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약을 타서 먹는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데요. 이는 일부러 한 사람의 신체적인 기능을 훼손한 것에 해당하므로 상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 속 주인공인 기택네 가족들의 모습./사진=네이버 영화영화 기생충 속 주인공인 기택네 가족들의 모습./사진=네이버 영화
#5. "주인 몰래 양주 파티" 주거침입

기택 가족은 본인들이 일하는 부잣집 사람들이 여행을 가서 집이 빈 사이를 틈타 파티를 벌이는데요.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부잣집 사람들이 급하게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짧은 파티는 막을 내리죠.

주거침입죄는 ‘주거의 평온’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 처벌하고 있습니다. 주인이 없는 사이에 집에 들어갔기 때문에 아무리 아무리 그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주인의 허락 없이 집에 들어간 행위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글: 법률N미디어 송민경 에디터
[법률판] "넌 다 계획이 있구나"...영화 '기생충' 속 범죄혐의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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