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0.0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영화 '기생충' 성공 효과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CJ그룹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호감'도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대표적이다.
업계도 마찬가지다. 주요 대기업 가운데 문화서비스 산업을 주력 분야로 내건 곳은 사실상 CJ뿐이다.
김 실장은 대표적 '진보성향 재벌 개혁론자'였다. 학자 시절이든, 공정거래위원장 시절이든 '골목식당'까지 진출하는 대기업은 아무리 서비스업 고도화라는 명분을 붙여도 좋게 보였을 리 없다.
이 회장의 답은 김 실장의 고정관념을 깨는 말이었다. 김 실장이 한 사석에서 밝힌 데 따르면 이 회장은 "둘러 앉아 밥 먹으면서 웃고 떠들고 노래도 하는 게 문화의 출발 아닌가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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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가 엇갈릴 수는 있지만 이 회장은 더 많은 문화적 부가가치가 태동하는 출발지로 식음료 분야를 바라본 것이다. 김 실장이 이 회장을 재벌 3세이면서도 창업자에 가깝다고 하는 배경이다.
김 실장은 4년 전인 2016년 경향신문 칼럼에서 서비스업은 '놀고 먹는' 일이 아니며 신규고용의 상당수도 거기서 만들어진다고 썼다. 더이상 제조업만으로 충분한 '파이'를 키울 수 없다면 CJ 같은 서비스기업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이 '오너'로서 보여준 처신도 눈에 띈다. 김 실장은 이 회장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포기한 점, 할아버지인 이병철 회장이 남긴 차명재산을 국세청에 자진신고하면서 세금을 낸 점을 꼽았다.
김 실장은 대기업 계열사간 복잡한 순환출자를 강력 비판해 왔다. 2017년 문재인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이 돼서도 이를 최대과제 삼아 변화를 이끌었다. 그런 기조에서 이 회장의 처신은 확실히 이례적이었다.
물론 CJ를 둘러싼 논쟁거리는 숱하게 많다. CJ-CGV로 대표되는 문화 수직계열화와 다양화 이슈, 골목상권을 빨아들이는 대형 자본력과 소상공인 문제가 대표적이다. 삼성 차명재산 건은 이 회장이 실형을 받는 배경이 됐으니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김 실장이나 청와대 등 정책결정자로선 CJ의 존재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 회장은 13일 '코로나19' 간담회에서 "문화콘텐츠를 산업으로 인식해 주시고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대통령의 관심과 응원 자체가 기업인에게 큰 힘"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0/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