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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이름 급히 뺀 민주당…고발 취소 해명도 시끌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20.02.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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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야당이 선거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등 도를 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2.14/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야당이 선거철을 앞두고 대통령 탄핵 등 도를 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2.14/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교수를 고발했다가 철회했다. 의사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은 더 매끄럽지 않았다.

다소 이해하기 힘든 고발 사유만 드러났다. 자책골, 오만, 부적절. 동원 가능한 단어들이 다 나온다. 그런데도 의사결정의 가장 앞줄에 선 당 지도부는 침묵했다. 여러모로 공격의 빌미만 제공한 꼴이 됐다.

①안철수 캠프 출신이라 고발했다?



민주당은 14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고발 취하 소식을 전하면서 "임 교수는 안철수의 싱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이라며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해당 칼럼이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설계'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족이었다. 그런 의심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안철수 전 의원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큰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작은 그림에 매몰됐다는 인상을 줬다.

결국 당의 공식 입장은 바뀌었다.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정정 메시지를 보내면서 안철수 전 의원의 이름을 빼고 "임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싱크탱크 출신"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원래 그런 문구를 담는 게 아니었는데 잘못 보낸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전 의원 측은 민주당의 해명을 오히려 반겼을지 모른다. 안철수 전 의원이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국민당(가칭)은 바람을 타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당을 바라보는 시각이 노출됐다. 그리고 공격의 빌미도 생겼다.

김철근 국민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보단장은 "(임 교수가)안철수 씽크탱크 출신이라서 고발했다는 것인데, 안철수와 연관이 없었다면 고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라며 "누구 편인지부터 보고 고발을 결정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준이라는 사실을 실토한 것"이라고 했다.

②침묵하는 당 지도부

민주당의 고발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여론이 좋지 않았다. 당 내부적으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당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최장수 국무총리로서의 정무적 감각은 예삿일이 아니라는 쪽으로 향했을 것이다.

관심은 당 지도부의 '입'에 쏠렸다. 14일 오전 민주당의 확대간부회의.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고발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개혁 법안을 뒤집는 공약을 발표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야당의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정도의 메시지만 냈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은 "임 교수 고발 건은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이 대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비판 여론에 당 지도부가 침묵한다는 이미지만 생겼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임 교수가 선거법을 위반하는 취지의 칼럼을 썼기 때문에 고발한 것"이라며 "고발이라는 조치가 과하고 일개 교수를 상대로 고발 조치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는 당 지도부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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