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관광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으로 지속되면 국내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관광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단 것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메르스가 유행한 2015년 방한 외국인 여행객은 1323만1651명으로 전년(1420만명) 보다 6.8% 감소했다. 2012년 1114만명에서 2013년 1217만명, 2014년 1420만명으로 매년 급증하던 인바운드 규모가 메르스 여파로 고꾸라진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2016년에는 1724만으로 다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제주 뿐 아니라 국내 주요 관광지들도 침울한 분위기다. 오는 3~4월 봄 특수를 날리게 생겨서다. 사람들이 밀집한 곳을 피해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높아지며 야심차게 추진되던 지역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경북 청도군 전국 최대규모로 꼽히던 달맞이 축제를 취소했고, 전남 광양시도 3월 예정됐던 매화축제를 취소키로 했다. 마라톤이나 각종 공연 등도 줄취소되며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르스 악몽'이 떠오른다는 여행·레저업계도 초비상이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전반적인 호텔업계 사업 목표가 70~80%로 하향조정했다. 사태 지속여부에 따라 피해는 불어날 전망으로 중소형 호텔이나 지방 호텔,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신규 호텔들은 경영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국내 대표 나들이장소로 꼽히는 테마파크 롯데월드와 에버랜드도 입장객이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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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활성화' 빨간물 켜지나
절기상 입춘이자 한파가 찾아온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오촌댁에서 관광객들이 입춘방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새해 시작과 함께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대거 입국하며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졌던 모습과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당초 관광당국은 유커 회복으로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노렸지만, 이번 코로나19로 목표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관광 역시 지난달 모집을 시작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신청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민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여행과 소비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2일 지역 축제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이 취소를 고려했던 봄 축제를 재개 논의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 5000억원 규모 특별 융자를 지원하고 관광업종 종사자 중 실직 또는 무급휴가자를 대상으로 일자리 지원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