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Eat] '기생충'이 띄운 음식들…'짜파구리' 말고 또 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2.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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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Eat]
[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
외국 식당 메뉴에 짜파구리·기생충세트 등장
"초과근무 중" 스페인 감자칩도 뜻밖의 특수

영화 '기생충' 속에서 빈부 격차를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됐던 짜파구리. /사진=농심영화 '기생충' 속에서 빈부 격차를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됐던 짜파구리. /사진=농심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까지 휩쓸자 영화에 등장한 음식들도 다양한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는 전세계 식당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조리법을 찾아보는 사람들도 급증했습니다.

영화속 카메오로 출연했던 스페인 감자칩은 수요가 폭증했다면서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 선물을 보내겠다고 까지 했습니다.



[인싸Eat] '기생충'이 띄운 음식들…'짜파구리' 말고 또 있다
'짜파구리'가 대체 뭔데?
/사진=CJ/사진=CJ


영화에서 짜파구리는 계급차별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장치로 등장합니다. 고급 저택에 사는 박사장의 아내 연교는 인스턴트라면을 좋아하는 자식에게 그냥 먹이는 것이 못마땅해 고급 한우 채끝살을 곁들이는데, 이 장면은 가난한 기택네 형편과 대비됐습니다.

교도통신은 지난 13일 "영화에서 나오는 '기생의 맛'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짜파구리는 영화에서 신분 격차를 뚜렷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짜파구리는 영문 자막으로는 본래 '람동(Ram-don)으로 번역됐습니다. 짜파구리처럼 한국에서만 쓰이는 고유명사를 영어권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라면(Ramen)과 우동(Udon)을 합성한 단어로 대체한 것입니다.


하지만 짜파구리 인기가 높아지자 외신들도 짜파구리를 'Chapaguri' 혹은 'Jjapaguri'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높아지자 원제품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생산하는 농심은 11일 짜파구리 레시피를 11개 언어로 소개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고, 미국엔 짜파구리 컵라면도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미슐랭 식당도 '짜파구리' 판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슐랭 1스타 한식 레스토랑 '꽃(cote)'는 기생충 오스카 수상을 기념해 '짜파구리'를 심야 메뉴로 판매한다. /사진= 꽃(cote) 레스토랑 페이스북.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미슐랭 1스타 한식 레스토랑 '꽃(cote)'는 기생충 오스카 수상을 기념해 '짜파구리'를 심야 메뉴로 판매한다. /사진= 꽃(cote) 레스토랑 페이스북.
전세계 각국의 식당들은 기생충의 수상을 기념하며 '짜파구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요리전문매체 이터(Eater)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위치한 한국식 레스토랑인 '꽃(cote)'은 짜파구리를 밤 10시 이후 심야메뉴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가격은 18달러(약 2만1300원).

한국식 바베큐를 판매하는 이 식당은 2018년 오픈해 1년만에 미슐랭 별 1개를 획득할 만큼 현지에서 인기있는 식당입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선 한 한식당이 지난달 오픈하자마자 신메뉴에 짜파구리를 포함시키며 온라인상에 200여건의 후기가 올라왔고, 텍사스주에선 동남아 요리를 파는 식당이 '라면의 밤' 행사를 열고 짜파구리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본 도쿄의 영화테마 카페에선 '짜파구리'와 '계급사회: 복숭아 칵테일'을 포함한 기생충 세트도 등장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선 브런치 카페에서, 호주에서도 짜파구리가 신메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까메오 '스페인 감자칩' 인기
보니야 감자칩 SNS. /사진=보니야보니야 감자칩 SNS. /사진=보니야
영화에 등장한 스페인의 '보니야(Bonilla a la vista)' 감자칩도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박 사장네가 집을 비우자, 기택네가 술판을 벌이게 되는데 이때 스쳐지나가듯 등장합니다. 올리브유, 감자, 천일염 단 3가지 재료만 들어가는 이 감자칩은 우리나라에선 500g이 3만원에 팔리는 고가의 제품이기도 합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2일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이 수많은 한국인들을 열광케하고 있는데, 스페인 북서부 지역에서도 뜻밖의 축배를 들고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업체는 지난달부터 갑자기 판매량이 올라가 영문을 몰랐는데 알고보니 기생충에 등장한 감자칩이 SNS를 타고 전파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보니야 감자칩은 매년 540t 가량의 감자칩을 생산해 60t을 해외로 수출하는데 한국이 40t을 차지합니다. 현재는 기생충 덕에 온라인 판매가 150% 급증해 100여명의 직원들이 초과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자르 보니야 CEO(최고경영자)는 "오스카 수상 영화에 등장하는 것만큼 좋은 홍보 수단을 없을 것"이라면서 "100여년 가까운 역사 동안 이같은 붐(boom)은 처음이다. 너무 크게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측 관계자는 "기생충을 본 고객들이 우리 제품이 나왔다고 알려줘서 깜짝 놀랐다"면서 "판매가 크게 늘었는데, 신기하게도 스페인에서 주로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 덕에 얻은 깜짝 선물에 보답하고자 봉 감독에게 자사 제품을 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보니야측은 "봉 감독은 여러모로 분명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극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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