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에 '1년' 임기만 보장한 우리금융…이유는?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2.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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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자 / 사진제공=우리은행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자 /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가 권광석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임기를 1년으로 통보했다. 기존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2년 또는 3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13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권 내정자의 임기는 다음달 24일 예정된 주주총회 승인 이후 1년 간이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의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주요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고, 조직안정의 기틀을 다지는데 주력하도록 이사회가 권 내정자에게 1년의 임기를 부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이광구 전 행장이 취임 당시 2년 임기를 부여받았고, 손태승 회장도 우리은행장 정식 취임 때 3년의 임기를 보장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통상 2년 임기에 1년 단위로 연임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2년 이상 임기를 보장하는 추세다. 지성규 행장의 임기가 2년이고, 전임인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도 은행장 연임 시절 3년의 임기를 받았다.

권 내정자의 '1년' 임기 보장은 우리금융 내 세력 역학관계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DLF 사태로 위기에 처한 손 회장과 우리금융 이사회가 금융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권 내정자를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선택하면서도, 권 내정자를 견제하기 위해 1년의 임기만 보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권 내정자와 은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김정기 전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무 겸 HR그룹 부문장을 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에 앉힌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사업관리부문은 은행 경영을 상시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우리금융이 사업관리부문을 '그룹 주력사업인 은행, 카드, 종금, 자산운용의 시너지 창출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소개할 만큼 지주의 핵심 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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