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실패한 일본, 미국도 인정한 한국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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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한 선원(왼쪽)이 보호장비를 갖춘 근로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곳을 출발했던 이 크루즈선은 중간에 홍콩에서 내린 홍콩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출발지로 돌아온 후에도 승객(승무원 포함) 전원이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약 3700명의 승객 중 확진자는 이날 60명이 늘면서 총 130명이 됐다. / 사진제공=로이터10일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한 선원(왼쪽)이 보호장비를 갖춘 근로자에게 말을 걸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곳을 출발했던 이 크루즈선은 중간에 홍콩에서 내린 홍콩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출발지로 돌아온 후에도 승객(승무원 포함) 전원이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약 3700명의 승객 중 확진자는 이날 60명이 늘면서 총 130명이 됐다. / 사진제공=로이터


(요코하마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요코하마항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요코하마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집단 발생한 요코하마항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에 정박한 크루즈선에 탑승한 승객 중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감염자가 연일 속출하면서 중국과의 교류가 많은 일본과 한국의 감염병 대응방식이 비교되고 있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인원은 44명이 늘어 218명이 됐다. 최근에는 검사하러 진입한 검역원까지 감염되면서 크루즈는 '제2의 우한'으로 불린다. 일본 내 확진자 28명을 포함하면 전체 확진자는 247명이다.

크루즈선의 정박 거부는 일본 정부의 '미즈기와 방역정책'과 맞닿아있다. 이 정책은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대응책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본부장으로 있는 감염증 대책본부의 방역정책 핵심이다.



현재 일본의 대응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일례로 우한에서 일본으로 송환한 전세기 탑승자를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2인1실 호텔에 묵게 했다가 추가 감염사례가 발생했다. 또 크루즈를 봉쇄했다면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의료진을 투입하지 않아 승객의 편의를 돕는 승무원까지 감염됐다.

탑승객 일부만 검사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수십명씩 늘어나자 그동안 일본에 우호적이었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본 정부에 입항 허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일 WHO는 크루즈 내에서 발생한 확진자수를 일본 외 감염으로 분류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해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13일 저녁엔 첫 사망자까지 나왔다. 가나가와현에 사는 80대 여성으로 폐렴 진단을 받은 후 12일만에 사망했다. 이 여성은 일본 정부가 파악한 확진자 그룹에 포함하지 않은 인물로 알려져있다. 감염 사실은 사망 후 확인됐다. 중국 방문 이력도 없었다. 중국 외 지역사회 감염으로 사망한 첫번째 케이스가 일본에서 나온 것이다.


[아산=뉴시스] 이영환 기자 =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편을 이용해 귀국한 교민들을 태운 차량이 31일 오후 격리시설인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1.31.     20hwan@newsis.com[아산=뉴시스] 이영환 기자 =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편을 이용해 귀국한 교민들을 태운 차량이 31일 오후 격리시설인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1.31. [email protected]
日 '우왕좌왕', 韓 '원칙 실리 챙겨'
반면 한국 정부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제한적 검역과 환자 우선격리 원칙으로 원활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우한 후베이성에서 입국한 1번째 확진환자를 우선 격리해 완치시킨 후 본국으로 송환시켰고, 1번 환자를 포함해 7명을 완치시켰다. 일본의 경우 완치 환자는 12일 기준 2명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우리가 발병했다고 해서 다른 나라가 한국인을 입국 금지시키지 않는다"며 "입국 금지는 범죄인에 한해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완전한 폐쇄조치는 밀입국이나 제3국 경유를 통한 사각지대가 발생해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입국 과정에서 유증상자를 격리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능력과 우수한 의료진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한국을 감염병 안전등급 1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초기 중국인 전면 통제 여론에도 불구하고 후베이성에 국한된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로 대응했다. 이같은 조치 역시 미국, 일본보다 늦게 발동시켜 입국금지의 명분을 쌓았다. 향후 중국과의 교역에 유리한 포석을 깐 셈이다.

대신 방역 단계를 높이고 입국자 위치추적 등 동선 관리에 집중했다. 특히 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공유한 것이 큰 효과를 거뒀다.

IT강국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병원이나 약국에 수진자자격조회(건강보험 자격조회), ITS(해외여행이력정보제공 프로그램), DUR(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을 통해 환자의 여행력을 공유하는 한편, 확진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역학조사관을 투입해 확진자 동선 파악에 주력했다. 확진자의 동선은 수일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중국 전체 봉쇄가 아니라 후베이성 중심의 선별적 봉쇄를 하고 있으면서도 선제적 대응을 엄청나게 잘하고 있다"며 "확진자와의 접촉자를 찾아내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미즈기와 정책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너무 안이하게 대응했다"며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격리 등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했고 우왕좌왕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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