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용률 기록적 증가…1월 고용 서프라이즈 배경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2020.02.1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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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와 고용 증가세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여성 고용률 기록적 증가…1월 고용 서프라이즈 배경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고용률은 60.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생산가능인구(15~64세) 고용률도 66.7%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총취업자수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6만8000명 늘었으며, 특히 청년실업률(15~29세)은 지난해 1월보다 무려 1.2%포인트 하락하면서 그야말로 ‘고용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사실 올해 1월 고용 통계가 이렇게까지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부터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용시장의 취업자수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긴 했어도, 1월 취업자수가 57만여명 증가한 것을 모두 기저효과로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더욱이 1월 생산가능인구는 전년 동월에 비해 4만3000명 감소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음에도 고용 대박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저조하다. OECD 회원국 36개국 중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15~64세 기준)은 69.3%로 30위에 해당하며 전체 OECD 평균인 72.4%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계청의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전체 15세 이상 인구 중 여성(50.8%)이 남성(49.2%)보다 많지만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경제활동인구는 남성(57.1%)이 여성(42.9%)보다 훨씬 많다. 반면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남성(36.0%)에 비해 여성(64.0%)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남성에 비해 매우 저조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작년과 비교해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1월 51.7%에서 올해 1월 52.9%로 높아졌고, 반대로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4.6%에서 64.0%로 0.6%포인트 하락했다.

더구나 남성과 비교해볼 때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는 두드러졌다. 올해 1월 남성의 비경제활동인구는 5만명 늘어났지만 여성은 무려 20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즉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늘고,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든 것이다.


특히 여성 고용률은 1월 기준으로 올해 50.6%로 뛰어올라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9년 이래 1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50%를 상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대별로 나누어 보면 60세 이상과 30대 여성의 고용 개선이 두드러졌다. 60세 이상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1월 26.1%에서 올해 29.8%로 무려 3.7%포인트나 상승했고,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60.5%에서 62.6%로 2.1%포인트 올랐다.

이는 그동안 비경제활동 영역에 있었던 고령 여성이나 30대 결혼 이후 경력이 단절되거나 직장을 포기했던 여성들이 정부의 공공 일자리 사업이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책들이 강화되면서 이전보다 고용시장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고 그에 따라 여성 취업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40대 남성의 고용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반면, 40대 여성의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40대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1월 64.7%에서 올해 1월 65.1%로 0.4%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고용 시장에서 나타나는 40대 고용 부진 현상이 여성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40대 남성의 고용이 집중된 분야에서 산업 구조조정과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남성 고용이 부진한 반면,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나 숙박 및 음식점 등 여성 취업 수요가 많은 분야에서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는 더 많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와 고용이 수반된다는 의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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