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에 착 감기는 'Z플립' 크기의 비밀…”0.1mm 차이까지 확인”

머니투데이 샌프란시스코(미국)=박효주 기자 2020.02.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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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만져 본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한 손에 착 들어오는 적당한 크기다.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도 편안했다.

“0.1mm 차이까지 일일이 확인할 정도로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최적의 크기를 찾아낸 거죠.”



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의 말이다. 갤럭시 언팩 행사가 있었던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호텔에서 그는 기자단에게 'Z 플립'의 디자인 탄생 과정을 설명했다.

김 상무는 “위아래로 접히는 스마트폰을 만든다고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큰 화면을 이용하면서도 접었을 때 손안에 쏙 들어오는 이율배반적인 이해관계였다”며 “이를 적절하게 찾아내는 게 중요했고,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힘든 작업이었다”고 토로했다.



갤럭시Z 플립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두 번째 폴더블폰이다. 여성용 콤팩트처럼 위아래로 여닫을 수 있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타입이다. 갤럭시 폴드가 펼쳐서 큰 화면을 쓸 수 있었다면, Z 플립은 접어서 크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휴대성과 패셔너블한 감성적 디자인이 강점이다.

손에 쥐기 편한 느낌,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 이런 요소는 사실 매우 주관적이다. 사람마다 느낌도 다르다. 김 상무는 “누군가는 편해도 누군가는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성적 데이터를 정량적 수치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팀은 수많은 이용자들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추가 데이터까지 확보했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현재의 Z 플립 크기다.


그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지만 가장 범용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단순히 크기만 고려한 것은 아니고 큰 화면 경험까지 살릴 수 있는 결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부드럽게 접고 펼 수 있고 마치 노트북처럼 다양한 각도로 고정할 수 있는 기능은 어떻게 구현할 수 있었을까. 이를 위해 삼성이 채택한 것이 ‘프리스탑’이 가능한 새로운 힌지 기술이다. 경첩부를 외관상 표시가 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제품 양 끝에 톱니바퀴가 빈틈없이 맞물려 있다. 부드럽게 접히는 느낌을 주면서도 화면 고정도 가능한 이유다.

김 상무는 “힌지를 개발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구조에 대한 연구, 사내외 다양한 팀과 긴밀히 협업했다”며 “다양한 각도는 즐거움과 편리함을 전달하고 이런 경험은 완전히 새로운 변화”라고 강조했다.

Z 플립은 접히는 각도를 고정해 탁자나 책상 등 위에 거치대 없이도 제품을 세워둘 수 있다. 이 상태로 셀피 촬영이나 1인 방송, 영상 통화 등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양손이 자유로워진다. 삼성전자는 이 힌지와 관련해 지난해 관련 상표를 국내외 출원했다.

Z 플립을 디자인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뭘까. 김 상무는 “디자인은 객관성을 담보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는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가 있다”며 “세계 각 지역 소비자 요구와 취향을 모두 반영한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으로 제일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폴더블 자체가 혁신 기술인데, 혁신기술에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시장을 놀라게 할 수는 있어도 시장을 변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갤럭시Z 플립은 오는 14일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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