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1) 조태형 기자 = 30일 오전 경기도 용인 공영버스터미널에서 처인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30/뉴스1
홍콩 아파트 110명 긴급 대피 소동…다시 회자되는 7년 전 '타오다 아파트의 악몽'지난 11일, 홍콩의 한 아파트에선 7년 전 ‘타오다 아파트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일깨운 대소동이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주민이 42번째 추가 감염확정을 받았다. 42번 환자는 12번째 환자 아파트(1307호) 아래층 307호에 살고 있었다. 건물 내 배기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민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전염병 권위자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건 업계 "가능성 희박" vs 학계 "배설물 에어로졸 상태면 가능"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와 전문 의료인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하지만 학계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몸속 바이러스는 사람의 배설물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가 사스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통으로 85% 유사한 특징을 지녔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도 최근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펼친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한국과학기술관에서 열린 ‘과실연(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신종코로나, 긴급 전망과 정부 및 시민의 대응 방향‘ 오픈 포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입과 코, 눈의 점막뿐만 아니라 소변과 대변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 근거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한 분석 자료와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 보건당국의 발표를 들었다.
이 교수는 “사스 바이러스는 소변에서 24시간, 대변에서 2일, 설사에서 4일까지 생존했다”며 “2일 중국 광둥성 선전 제3인민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대소변 샘플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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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한 듯 중국 선전에 있는 제3인민병원 연구진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변기 물을 내릴 때 배설물의 미세한 입자가 공기 중에 퍼지면서 같은 화장실을 쓴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중화장실 위생 스스로 지켜야…공용건물 화장실 환풍구 멸균 등 조치 조언도
코로나19_손씻기 / 사진제공=서울대병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12일 배포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증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 제언’ 보도자료에서도 소화기 감염이 확인된 사스와 같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분변으로 인한 바이러스 방출이 있고, 분변 오염물이 입을 통해 소화기로 전염되는 분변-구강 전파보다는 분변에 오염된 매개물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대부분 중앙공조방식으로 건물 내 공기가 전체 시설 영역에서 공유되는데 공조기를 통해 감염원들이 전체로 확산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이 같은 감염균과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유입되지 않도록 화장실 환풍구 등에 광학멸균필터를 달아 감염원을 없애는 연구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