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KBL 살림맡은 '배구 명문고 출신' 이인식 사무총장 "팬들 머리에 계속 '농구'가 남도록"

스타뉴스 KBL센터(논현동)=김동영 기자 2020.02.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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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 KBL 사무총장. /사진=김동영 기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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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 KBL 사무총장. /사진=김동영 기자



이인식(62)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사무총장이 부임한지 한 달이 조금 더 흘렀다. 1년 반의 임기. 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구상은 확실하다. KBL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각오다. 할 일이 많다.



이인식 총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사무총장 자리에 앉았다. 개막 후 3개월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KBL의 인기가 올라갔다는 평가가 많은 상황. 관중도 12.7% 증가했다. 이 기세를 잇는 임무를 맡았다.

배구 명문 익산 남성고 출신인 이인식 총장은 배구와 가까웠다. 상대적으로 농구는 생소한 분야. 대기업(현대위아 재경본부장) 출신으로 농구를 볼 기회도 아주 많지는 않았다. 그만큼 낯선 농구계에 왔다. '넘버2'인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뒤 40여 일이 지났다. 부담도 있지만, 의욕이 넘친다. 재미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이 총장을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임 후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적응은 순조로운지.

▶지난해 12월 30일 공식적으로 KBL 사무총장이 됐고, 12월 31일 부산에서 열린 '농구영신(농구+송구영신 합성어)' 때 처음 현장을 찾았다. 7800명이 넘는 관중이 찾았다(7833명). 뜨거운 열기와 함성이 너무 좋더라. 전임 총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노력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 열기를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걱정이 컸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배워가는 과정이다. 거의 생소한 업무라 할 수 있다. '관리'의 측면이라면 유사하지만, '내용'을 보면 다르다. 그래서 상당히 재미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KBL로 왔다. 농구에 관심은 있었는지.

▶솔직히 아주 많이 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교 시절 나는 배구를 주로 봤다. 농구를 보니 상당히 속도감 있고, 박진감이 있다. 작전도 많고, 개인기도 다양하다. 반대로 룰이 복잡하더라. 심판 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무총장이 돼 KBL에 왔지만, 여전히 아직 어렵기는 하다.

2019년 12월 31일 KT와 LG의 농구영신 매치가 열린 사직체육관. 7833명의 시즌 최다 관중이 들어찼다. /사진=KBL<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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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31일 KT와 LG의 농구영신 매치가 열린 사직체육관. 7833명의 시즌 최다 관중이 들어찼다. /사진=KBL

-올 시즌 KBL을 두고 팬들이 '재미있다'는 평가가 많다. 관중도 늘었다. 어떤 부분이 주효했다고 보는지.

▶KBL 사무총장으로 오기로 결정된 후, 여러 루트를 통해 KBL에 대해 알아봤다. 해봤던 업무가 아니기에 제로(0)에서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기사를 찾아보고, (이정대) 총재님 인터뷰 기사도 찾아봤다. KBL의 올해 사업계획을 받아 전부 정리를 해봤다.

4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더라. 우선 팬·농구인·미디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프로농구 운영 및 제도 등을 개선했다. 둘째, 선수 육성을 통해 스타를 발굴하고 경기력을 향상하고자 했다. 셋째, 심판 판정이 재미를 꺾으면 안 되기에 경기 운영의 공평성을 추구했다. 심판 판정은 관중과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끝으로 살림살이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사실 이전부터 했던 것들이다. 그 결과 'Voice for KBL' 실시,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2명 보유-1명 출전), 통합티켓 시스템 등 여러 가지가 생겼다. 덕분에 과거 대비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살림살이는 내가 와서 더 보태야 할 측면이다.

-올 시즌 감독, 선수가 마이크를 차고 경기를 뛴다. 신선한 시도다.

▶KBL과 방송사가 동시에 진행했다. 현장 목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면 좋지 않나. TV로 보거나, 현장에 가도 2층에서 보면 현장감이 좀 떨어진다. 밑에서 보면 거친 숨소리, 동료들끼리 나누는 대화 등이 다 들리지 않나. 이것을 팬들에게 많이 보이고 싶었다. 그 결과 감독님들이 마이크를 찼고, 선수도 찼다.

-농구영신에 이어 올스타전까지 대박이 났다. 이어가는 것이 과제다.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농구영신도 그랬고, 올스타전은 전년 대비 거의 2배인 9700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무엇을 더 보완할 것인가'를 두고 반성회를 했다. 현재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타깃 고객층을 20~30대 젊은 층, 가족 단위 등으로 나누려고 한다. 타깃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뉴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BL TV의 경우 지난 시즌 대비 40~50% 정도 조회수가 늘었다.

다음 문제는 비시즌이다. 올 시즌이 끝나고, 2020~2021시즌이 열리기 전까지가 중요하다. 아직 명칭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개막 전에 일종의 '컵 대회'를 만들고자 한다. 개막 전에 붐업을 먼저 하려는 목적이다. KBL 10개 구단과 상무, 일본 B리그 등 해외 팀도 초청해 구성할 계획이다. 결국 비시즌을 줄이자는 목적이다. 팬들의 머리에 계속 농구가 남아 있게 만들어야 한다.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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