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발빠른 소통에 화답한 이천주민…"우한교민 환영, 상권대책 세워달라"

머니투데이 이천=김지훈 기자 2020.02.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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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아닌 찬성' 뼈있는 지적도…안전 관리대책 철저해야"

3차로 이송될 중국 우한 교민들의 격리 생활공간으로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이 지정된 가운데 11일 오후 장호원읍사무소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3차로 이송될 중국 우한 교민들의 격리 생활공간으로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이 지정된 가운데 11일 오후 장호원읍사무소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


3차 우한 교민 수송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임시 생활시설인 경기 이천시 합동군사대학교 부속기관인 국방어학원 인근엔 지역민들이 붙인 환영 현수막들이 붙어 있었다. 음식점은 현수막에 "우한 교민 여러분 환영합니다"라고 썼고, 교회에선 "환영. 편히 쉬시다가 건강하게 돌아가시기 바랍니다"란 뜻을 전했다.

국방어학원 앞에서 항의나 시위를 하는 주민도 없었다. 국방어학원 출입을 통제하는 해병대 간부는 "병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 놀라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무섭지 않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격리 수용 결정에 따라 국방어학원에는 시설 및 상황관리를 위해 병력 일부 만 남는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날 오후 장호원읍사무소에서 가진 주민과 간담회도 마찰 없이 진행됐다. 앞서 진 장관이 지난달 30일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했을 당시 주민들이 계란, 과자를 투척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수용 반대 의견이 나오진 않았지만 안전 대책을 철저하게 해 달라는 당부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단 의견이 제기됐다.

11일 오후 중국 우한에 남아 우한 교민은 150여명이 귀국후 머물게 될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 모습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11일 오후 중국 우한에 남아 우한 교민은 150여명이 귀국후 머물게 될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 모습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


'찬성 아닌 찬성'…"외부 인원 출입 통제 철저해야"
지역사회가 격리 수용에 찬성한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소통 노력과 발빠른 대응 덕분이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지난 9일 오후 행안부로부터 '장호원 국방어학원이 유력 후보지 가운데 하나'란 설명을 듣고 읍 이장단, 기관단체장 등과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며, 지역사회도 격리 수용의 모범 사례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

이날 간담회서도 주민들은 신종코로나 사태로 전국적 비상이 걸린 사태임을 감안해 협조하기로 했다. 임진모 방추 1리 이장은 "전국적으로 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반대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한 교민들이 잘 생활하고 나가길 바라며 '찬성 아닌 찬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서로의 신뢰"라며 "관리를 소홀히 한다든지 외부 인원 출입이 통제가 안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11일 오후 중국 우한에 남아 우한 교민은 150여명이 귀국후 머물게 될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 모습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11일 오후 중국 우한에 남아 우한 교민은 150여명이 귀국후 머물게 될 경기도 이천 국방어학원 모습 / 사진=이천(경기)=임성균 기자 tjdrbs23

상권 침체·마스크 부족 등 문제에 해결 촉구
상권 침체 대책을 촉구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상용 오남1리 이장은 "재래시장의 우려가 크다"며 "아산·진천의 재래시장이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에 따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침체가 예상되는) 4~5개월 간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어떻게 세워주실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안동훈 장호원 전통시장 번영회장은 "전통시장 상가 180개가 장날이면 매점을 펴는데 마스크를 못 쓰고 오는 분도 있고 약국에서도 구하기 어렵다"며 "정부에서 신경을 써서 마스크를 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는 안전 및 상권 침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진영 장관은 "최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마스크의 경우에는 바로 1만 개 정도는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세정제도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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