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인선 대반전, '다크호스 권광석' 勝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박광범 기자 2020.02.11 17:48
글자크기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 사진제공=우리은행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 / 사진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장 인선에 대 반전이 일어났다. 유력 행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정기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이 탈락하고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내정됐다.

다수의 예상을 깬 이변이 일어난 계기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열리기 전만 해도 김 후보의 대세론이 힘을 얻었지만 11일 오후 임추위을 열면서 권 내정자로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어졌다고 한다.



우리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오전까지도 손 회장을 비롯한 임추위 위원 다수가 조직의 안정 차원에서 내부인이 행장을 맡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그런데 오후 들어 어떤 이유에서인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손태승 회장이 김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권 내정자로 선회한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임추위가 사외이사들 위주로 구성됐다지만 의장인 손 회장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임추위에서 이사들 간의 의견이 엇갈려 후보를 정하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권 내정자를 다크호스로 지목해왔다. 현직(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을 박 차고 나왔고 우리금융 주요 주주인 IMM PE측에서 그를 밀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현 정권의 집권기반 중 한 곳인 PK(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권 내정자와 같은 고교를 나온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의 관계에 대한 추측까지 나돌 정도였다. 권 대표는 “일면식도 없는 후배”라고 일축했다.

손 회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중징계에 맞서 연임 의지를 보였고 소송까지 시사했다. 그가 이런 행보를 보인 하나의 전제는 ‘김정기 은행장’이었다.


그러나 권 후보가 행장이 되면 이 같은 구도는 일단 균열이 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손 회장이 연임의지를 접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거꾸로 권 내정자를 받아 들이는 게 연임을 위한 한 수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확실한 것은 손 회장이 이날 우리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우리은행 경영진에 대한 인사, 조직개편 등을 직접 챙기며 회장과 행장으로서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권 내정자는 우리은행 경영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외부에서 친정인 우리은행을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우리은행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의 어려움의 극복하는 개혁의 적임자로서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내정자는 1963년생으로 이번에 경합한 3명의 후보 중 가장 나이가 젊다. 울산 학성고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재출범한 우리은행에서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과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 요직을 지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