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과잉대응? 아직 과도해야 맞다…입국제한 확대도”

뉴스1 제공 2020.0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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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후베이성 외 中타지역·제3국 코로나 확산세"
"독감보다 전염성 10배 높아…가족 감염도 늘고 있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 미화원들이 소독 및 청소를 하고 있다. 202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 미화원들이 소독 및 청소를 하고 있다. 2020.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감염성 질병에 대한 예방 대응은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강경해야 한다."



의료·화학물질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의 후베이성 이외에 다른 위험 지역에 대한 추가입국 제한 검토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 사회 일각에서는 '과도한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결이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후베이성 이외 다른 지역은 물론 태국과 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도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해당 지역들을 다녀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 조처 같은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1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모자란 대응은 빈틈을 만들고 빈틈은 문제를 만들다"며 추가 입국 제한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도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 등 인접국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내 후베이성 이외의 다른 지역도 '감염우려 지역'으로 지목받고 있다. 25·26·27번 확진자의 감염 배경으로 광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25번 환자의 경우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도 아들 내외가 지난달까지 광둥성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은 다중노출) 2020.2.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은 다중노출) 2020.2.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국의 인접국인 일본(156명)·싱가포르(45명)·태국(32명)·말레이시아(18명) 등에서도 감염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제3국도 신종 코로나 '청정지'가 아닌 만큼 정부가 입국 제한 대상 지역으로 올려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중국 다른 지역이든 제3국이든 감염자를 대거 받으면 국내 보건 시설이 포화될 우려도 있다"며 "우리 보건시설이 감당할 수 있는 인원 규모가 있는데 정부가 이를 고려해서라도 입국 제한 조처를 검토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은 다소 과도해도 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반드시 과도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현장 의사들도 입국 제한 확대를 검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 보는 입장에서는 감염을 초기에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달이든 두달이든 중국 다른 지역과 제3국을 대상으로 입국을 제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에 머물렀던 감염자가 유럽으로 감염을 확대한 사례가 있지 않느냐"며 "신종 코로나는 독감보다 전염성이 10배 정도 높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 입국하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전수 조사해야 한다"면서 "가족 감염자도 발생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입국 제한을 확대하는 편이 낫다"고 재차 말했다.

의사 출신의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의학 전문기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국이나 일본이 우리 관광객 입국을 금지한다고 우리가 서운해할까"라며 "(입국 제한 조처)는 편견과 혐오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 상식과 양심의 문제"라고 적었다.

홍 대표는 "우리나라는 태국이나 일본처럼 덥지 않고 기온 5도, 습도 20~30%란 바이러스 생존최적 기후조건을 갖췄다"며 "우리나라보다 훨씬 안전한 미국·이탈리아·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중국발 입국금지를 시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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