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아크의 개발자는 여성 일러스트의 남성혐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최근 페미니스트 게이머 단체 '페이머즈'는 게임업계의 사상 검증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페이머즈 측은 "게임 크로노아크에서 사상검증이 발생했다. 여성 노동자는 또 다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블랙 컨슈머들의 주장으로 직업적 불이익을 당했다"며 "일러스트레이터가 개인 SNS에 올린 글은 사상검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노동자에게 업무와 무관한 특정 정치적 입장을 묻고 이를 고용 과정에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노동권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이달 초 자신의 SNS에 "외주로 스킬일러스트 작업한 크로노아크가 출시됐다. 대박나라"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일이 터졌다. A씨가 게임업계 종사자라는 사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크로노아크 이용자들은 게임 '보이콧'을 선언했다. 상황이 이렇자 크로노아크의 개발자 B씨는 즉시 공개 사과하며 진화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머리를 박고 절을 하는 사진과 함께 사과문을 올렸다.
2016년 넥슨의 게임 제작에 참여한 성우 A씨는 소셜미디어에 ‘메갈리아’(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의 커뮤니티)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가 퇴출됐다.
게임업계는 이용자 편에 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토로한다. 논란이 된 작가의 그림 삭제는 물론 퇴사까지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란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일수록 중립적으로 처신해야 하지만, 게임사의 경우엔 좀 다르다”라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이용자만 보고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게임사들은 사내에 남성혐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직원이 있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생존과 직결돼서다. 회사에 메갈리아 회원이 있거나 그를 추종하는 직원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 불매 운동으로 번질 리스크도 있다. 실제로 시프트업의 모바일게임 ‘데스티니차일드’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1명이 ‘메갈리아’ 회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출시 후 큰 인기를 끌던 게임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메갈리아 논란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나딕게임즈 역시 자사의 게임 ‘클로저스’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고, 키위윅스는 공식 카페에서 4000여명이 한꺼번에 탈퇴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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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남성혐오 논란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선 직원 개개인과 회사의 완벽한 분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들이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개인 SNS 활동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는 직원들이 SNS상에서 가급적 편향적 게시물을 포스팅하지 말 것을 유도해야 한다”며 “안하는게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회사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유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