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확산되고 있는 30일 인천국제공항 탑승수속 대기 공간이 한산하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중국 우한을 오가는 노선의 운항이 중단된 데 이어 다른 중국 구간의 운영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했다. 국내 최대규모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9.7%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설 연휴 이후 중국노선 취소율이 90%를 넘고 신규예약도 없어 사실상 여행수요가 '제로(0)'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나마 대형여행사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업체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공정여행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설 연휴 이후 폐업신고한 여행사가 8개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일본여행 불매'로 국내 여행사들의 주력 시장인 일본노선이 맥을 추지 못하는 데다, 이번 신종 코로나로 중국노선까지 봉쇄되며 경영난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는 이 정도로 어려운 적이 없었다며 낙담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으로 여행수요 회복이 요원한 데다, 업종 특성 상 뚜렷한 대책도 없어서다. 눈덩이처럼 피해가 불어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정부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정말 줄도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캄캄한 앞날에 여행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하나투어는 최근 노동시간을 줄여 임금을 낮추는 '일자리 나누기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만 1년 이상으로 낮춘 안식년도 아예 근무일수와 관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투어 역시 지난해에 이어 무급휴식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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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사정이 좋지 않은 여행사들은 구조조정의 위기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자유투어는 모회사인 모두투어의 지원 없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희망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인 여행수요가 떨어져 여행사들의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피해업체에 대한 손실 보전 등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