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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4관왕에도 제작사는 지난해 '적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강민수 기자 2020.02.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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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손이앤에이·CJ ENM 주가 상승했지만 실적은 '글쎄'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봉준호(왼쪽)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2020.02.10.[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아 봉준호(왼쪽)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2020.02.10.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증권시장에서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1,990원 50 +2.6%)와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은 CJ ENM (105,300원 4300 +4.3%)가 재차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CJ ENM도 지난해 4분기 부진한 것으로 추정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바른손이앤에이는 전 거래일보다 375원(19.25%) 오른 238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상한가까지 급등했으나 마감 근처에 상승폭이 줄었다. 거래량은 폭발했다. 최근 500만주 근처이던 거래량은 1억5300만주로 급증했다. 바른손이앤에이의 자회사인 바른손은 상한가까지 올랐고, CJ ENM은 3400원(2.35%) 오른 14만8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미국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덩달아 제작사와 배급사의 주식이 오른 것이다.



바른손이앤에이는 게임 개발 및 영화 제작을 맡고 있는 엔터주다.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각자 대표는 '친구'를 제작한 곽경택 감독의 여동생이며, '은교', '침묵'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아내다. 곽 대표와 함께 일한 것은 아니지만 바른손이앤이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2009년에 개봉한 '마더'를 제작하기도 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그러나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에 발표한 바른손이앤에이의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은 183억9000만원이다. 당기순손실도 248억15000만원에 달한다. 기생충 등 영화 매출이 2018년에 주로 발생해 지난해 실적에는 큰 영향을 못 미친 탓이다. 바른손이앤에이의 2018년 영화 매출은 119억300만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33억4300만원에 그쳤다. 기생충은 지난해 5월 30일 국내에서 개봉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측은 실적 공시에서 "영화 '기생충' 상영 수익은 증가한 반면, 제작이 완료돼 제작수익은 감소했다"며 "지난해 출시 게임의 흥행 부진으로 영업 손실이 증가하고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기생충 포스터 / 사진제공=기생충 포스터기생충 포스터 / 사진제공=기생충 포스터
'기생충' 이후에 흥행작을 내놓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마더', '방자전' 등 이름을 알린 작품도 여럿 만들었지만 2010년 방자전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다. 지난해 5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했을 때도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이틀 연속 20% 이상 상승하며 3000원대까지 올랐지만 주가는 한 달 만에 1000원대로 떨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가총액도 1500억원 안팎이고 변동성이 워낙 커서 증권업계에서 정식으로 분석하는 주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잇따른 해외 수상에 영화 수출 관련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기생충은 지금까지 40여 개국에서 개봉했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은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CJ ENM도 '기생충' 효과를 추가로 기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CJ ENM은 '극한직업', '기생충' 등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이 26.5%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에 광고시장이 부진했고,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파문으로 CJ ENM의 지난해 4분기 음악 부문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은 오는 13일에 지난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외 수상으로 작품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미 지난해 개봉한 영화라 관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제작·배급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수는 있지만 이를 금액으로 따지기는 어렵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대사관 직원들과 '짜장 컵라면'을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을 시청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기생충 으로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업로드했다. (사진=주한 미국대사관 제공) 2020.02.10.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 미국대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대사관 직원들과 '짜장 컵라면'을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을 시청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대사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기생충 으로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업로드했다. (사진=주한 미국대사관 제공) 2020.02.10. photo@newsis.com
한편 '기생충' 영화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등장해 이날 농심도 주가가 1.29% 상승했다. 영화를 본 해외 관객들이 짜파구리를 구매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모두 농심이 생산하는 라면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트위터에 짜파구리 인증사진을 올리며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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