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올라온 삼바, 재기 노리는 LG화학…'넘버 3' 경쟁 치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20.02.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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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올라온 삼바, 재기 노리는 LG화학…'넘버 3' 경쟁 치열


1위는 압도적이다. 2위마저도 도저히 따라잡기 힘든 거대한 벽이다. 그나마 3위는 현실적인 목표다. 그래서 '넘버3'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요즘 한국 유가증권시장 얘기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시가총액은 360조5749억원에 달했다. 코스피 전체 시총의 28%다.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 시총도 72조2906억원으로 3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 (831,000원 ▼2,000 -0.24%)(34조3396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업황에 따라 국내 증시 시총 2위 자리가 바뀌적도 있지만, SK하이닉스 시총은 3위 그룹과 무려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기술 시대'가 끝나지 않는 한 이 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진진 3위 싸움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판매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며 창립 8년 만의 첫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9.11.12/뉴스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판매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며 창립 8년 만의 첫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9.11.12/뉴스1


대신 3위권 싸움이 흥미진진해졌다.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여름 주가가 20만원대로 추락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달 시총 3위에 복귀했다. 셀트리온을 멀찌감치 밀어내며 제약·바이오 대장주로 자리 잡았다. 대법원 판결로 분식회계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실적이 개선된 점이 주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1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도 50% 이상 웃도는 성적이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 된 회사가 연간 매출 1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면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 현금창출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시총 30조4905억원으로 4위에 오른 네이버(NAVER (187,400원 ▲300 +0.16%))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LG화학에도 따라잡힐 위기다. LG화학 (439,000원 ▼1,000 -0.23%)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분야의 강자로 지난해 3월 이후 다시 시총 3위 복귀를 노리고 있다. 최근 LG화학이 배터리를 납품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말 그대로 폭등하면서 LG화학 주가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공장 가동 등 매출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올 들어서만 80% 가까이 급등했다.


상승장서 주목받는 2차전지주

구광모 LG  대표가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 내연기관과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춰 전기차 시대를 본격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개발중인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2019.8.29/뉴스1  구광모 LG 대표가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 내연기관과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춰 전기차 시대를 본격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개발중인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를 살펴보고 있다. (LG그룹 제공) 2019.8.29/뉴스1
LG화학 시총은 현재 27조2839억원으로 27조9905억원(5위)의 현대차 (233,000원 ▼4,000 -1.69%)를 바짝 뒤쫓고 있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이 강점이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현대차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8.4배, 0.46배로 시총 상위주 가운데 가장 낮다. 현대차는 다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발 신종코로나(우한폐렴) 사태와 유동성 장세를 극복해야 한다.

이 연구원은 "유동성 확장과 저금리 시대에 전통적인 가치지표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며 "테슬라 같은 성장 기업이 주목받으면 증시에서 완성차보다 2차전지 관련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고 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종코로나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와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세계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며 "단기적으로 성장률 둔화는 피할 수 없겠지만, 유동성 공급 확대와 경기부양 기대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면, IT(정보기술)와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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