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출발한 두산퓨얼셀…'공세'로 돌아선 박정원 회장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최민경 기자 2020.02.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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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엑스포 2020 D-219]

"수소연료전지 등 신사업 분야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수소 사업은 각국 초기 단계부터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회장 취임 후 탈원전 후폭풍 등 위기를 관리하며 그룹 핵심 신사업인 수소연료전지에 힘을 준 지 5년째. 해당 사업을 맡은 계열사 두산퓨얼셀 (21,150원 ▼150 -0.70%)의 흑자를 발판으로 이제 그의 시선은 '수성'을 넘어 '공세'로 향한다.



흑자 출발한 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은 10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12억원, 1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54.5%, 43.3%씩 늘어난 금액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10월 ㈜두산에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분할해 세운 기업이다. 이번에 발표한 지난해 4분기가 회사 독립 후 내놓은 첫 실적인데, 첫 발을 '약진'으로 뗀 셈이다.



'흑자' 출발한 두산퓨얼셀…'공세'로 돌아선 박정원 회장


두산퓨얼셀은 이날 감사를 받지 않은 4분기 이전 실적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산퓨얼셀이 ㈜두산 사업부 시절 낸 실적을 토대로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가 지난해 연간 145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위 지배사 ㈜두산에서 지난해 연료전지 사업을 독립시킨 첫해 흑자 전환을 일궈낸 것이다.

원동력은 수주 도약이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분할 직후인 4분기에만 5521억원을 수주해 연간 기준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냈다. 2년 연속 수주액 1조원을 넘기며 실적 약진의 발판을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두산퓨얼셀의 이 같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그동안 '성장 잠재력 있는 새 먹거리'라는 평가에 머무른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의 본격적 개막으로 해석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연소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이 없으며 연료전지 내부에 있는 필터 등을 통한 반응을 통해 흡입한 미세먼지를 정화해 배출하기까지 한다.

대표적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분류됐고, 때마침 수소경제로드맵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전용 요금제 등 우호적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한 성과가 분할 첫해 흑자로 반영됐고, 이제 실적은 우상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두산퓨얼셀의 올해와 내년 연간 영업이익평균 추정치는 각각 249억원, 298억원이다. 두산퓨얼셀은 내부적으로 지난해 4000억~5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2023년이면 1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공세 돌아선 박정원의 경영
올해 취임 5년차를 맞은 박 회장에게도 두산퓨얼셀 약진의 의미는 특별하다. 그는 그룹 유동성 위기가 최악으로 치달은 2016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여기에 더해 2017년부터는 탈원전·탈석탄 후폭풍까지 맞았다.

비주력 사업 매각을 통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그는 새로운 기회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엿봤는데, 핵심이 수소연료전지였다.
두산퓨얼셀 익산공장 전경/사진제공=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 익산공장 전경/사진제공=두산퓨얼셀
두산은 2014년 미국 클리어에지파워(CEP)를 인수하며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국내 핵심 생산기반을 갖추고 수주 성과를 낼 준비를 실질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그가 전북 익산에 63㎿ 규모 생산체제를 갖춘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건립한 2017년이었다. 연간 약 13만세대가 사용 가능한 전력 생산 규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그의 경영이 위기 관리 등 '수성'에 방점이 찍혔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수소연료전지 사업 등 신사업 성과를 토대로 한 '공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두산퓨얼셀과 함께 분할된 두산솔루스의 성과도 주목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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