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제천수련원 한 청소노동자가 "8월 원장이 임시 창고에서 '여성주무관들이 '남은 휴지 정리를 잘 안했다'며 비품을 집어던진 직후 상황이라며 보내온 사진 /사진=경찰청제천수련원 퇴사 청소노동자
청소노동자들은 임 원장과 관리자들의 '갑질'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경찰청에 제기했다고 11일 밝혔다. 임 원장은 "감시나 압박하려 한 적 없다"면서도 "사실로 밝혀진 문제는 시정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15일 수련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청소노동자 김모씨는 "제출일 직전 며칠간 원장 지시로 업무시간 내내 남성인 행정팀장 엄모씨에게 감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래 객실 청소만했는데 퇴사 전 2~3일간 원장이 공용화장실 청소를 지시하며 감시역을 붙였다는 주장이다.
엄 팀장은 이 기간 동안 김씨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내린 뒤 그를 쫓아다녔다. 김씨는 "화장실 외 강당동, 로비, 계단, 바베큐장 등에서 일하는 동안 팀장이 계속 따라다녔다"며 "엄씨의 행동이 감시라고 느꼈고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아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염 팀장이 단톡방에 보낸 사진 /사진제공=경찰청제천수련원 퇴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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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퇴사를 암시하는 메세지를 보낸 정황도 드러났다. 객실 청소 관리 팀장 염모씨는 직원들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장은 힘차게 돌아가는데 빠져야 할 나사들이…언제나 나가떨어지려나…"라는 내용 메세지를 지난 2일 전송했다.
청소노동자 A씨는 "공장이 수련원을, 나사가 일부 직원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A씨는 "원장에게서 말 잘듣는 편 아닌 말 많은 부류에 속하면 내가 평가해 언제든지 해고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임 원장은 "감시하려는 의도로 시킨 적 없다"며 "김씨가 청소한 객실에서 고객 클레임이 발생해 반성의 의미로 공용청소를 시키고 엄 팀장에게 체크 정도 해보라 한 것"이라 해명했다. 카톡 메시지와 관련해서도 그는 "처음 듣는 사실"이라며 "메세지가 사실이면 재발 방지 등 조치를 할 것"이라 말했다.
'하루 사유서 10장' '비품 던지며 난동'…정신·물리적 압박
이 외에도 수련원 청소노동자들은 일하면서 작성하는 과도한 사유서로 정신적 압박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2월4일 직원 유모씨가 담당한 방 이불에 이물질이 묻어있어 고객 항의가 들어오자 6일 유씨를 사무실로 불러 하루 종일 A4 용지 1장 분량 사유서를 10회 이상 작성시켰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C씨는 "최근부터 '조장' '주무관' 등 호칭을 틀리면 사유서를 쓰게 한다고 공지했다"며 "청소 직원이 모두 여자인데, '언니' 하고 부르는 것도 막는다"고 했다.
임 원장이 청소노동자들이 정리해놓은 비품을 어지른 정황도 포착됐다. C씨는 "작년 8월 원장이 청소비품실에 들어와 비품 관리가 잘 안 된다며 함께 카트에 있던 물품들을 내동댕이쳤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D씨는 "원장 태도가 고압적이며 다수 앞에서 직원을 찍어 면박주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은 "유씨 사유서 작성이 미흡해 작성 방법을 알려주다보니 작성이 반복된 것"이라며 "내가 본 것은 4장 정도고 괴롭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운영 초기 비품 관리가 계속 미흡해 화내며 비품을 어지른 것은 사실"이라며 "국비로 산 만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혜인 직장갑질 119 전담노무사는 "일을 못했다 해도 직원에게 사람을 붙여 감시당했다고 느끼게 한 것이 사실이면 직장내 괴롭힘"이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10개 이상 시말서를 작성했다면 노동자가 괴로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