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정집 식탁에도 오르는 '천산갑', 신종코로나 옮겼다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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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 중간숙주로 알려진 포유류 천산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 중간숙주로 알려진 포유류 천산갑.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라는 사실이 중국 연구진을 통해 밝혀지며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치료제 개발에 어떤 전환점이 될 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파충류인 뱀이나 포유류인 밍크가 맨 처음 박쥐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아 다시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일명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중국 연구진의 최신 연구결과는 이를 완전히 뒤집는다. 천산갑은 몸길이 30~90cm 크기의 포유류다.



7일 중국 신징바오와 차이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화난농업대학과 링난현대농업과학기술 광둥성실험실 등 합동 연구진은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재적 중간 숙주"라고 발표했다.

이 연구진은 "1000종이상의 메타게놈 샘플을 분석했다"며 "바이러스 입자구조 관찰과 유전자 다형해석 등으로 천산갑의 균주와 감염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교한 결과 균주 서열 상동성이 99%에 달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창궐, 이제 막을 수 있을까

중간 숙주가 밝혀지면 최초 발병 경로를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며, 치료제 개발에도 한층 다가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징바오는 "중간 숙주는 신종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퍼뜨리는 근원으로 이 중간 숙주를 발견해 통제하지 못하면 바이러스는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스는 박쥐→사향고양이→인간 순으로 바이러스가 감염됐고, 메르스도 박쥐→낙타→인간의 감염경로가 확인됐다.

당초 중국 내 일부 연구진은 파충류인 뱀이나, 포유류인 밍크 등이 박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 중간 숙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화난농업대학 연구진 등은 천산갑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람에게 감염시킨 주범으로 지목했다. 화난지역은 특히 중국 내에서도 천산갑이 많이 분포한 지역으로 꼽힌다.

신징바오는 "우한 일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동절기는 박쥐가 동굴에서 동면하는 시기"라며 "이 박쥐가 사람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은 낮고 중간 숙주인 천산갑을 통해 인간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가정집 요리에도 천산갑 등장, 최초 진원지 나올듯

천산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번 감염의 최초 진원지도 더 확실해질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야생동물을 사람들에게 드러내놓고 판매하는 우한 화난수산시장 등을 이번 감염병의 발원지로 보고 있다.

화난농업대학 연구진도 이날 "천산갑은 중국 일반시장에서도 볼 수 있는 야생동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천산갑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많이 포획하며 심지어 일반 가정집 요리에도 등장할 정도다.

천산갑은 중국에선 '국가2급 보호동물'이다. 1960년대부터 엄청난 숫자가 포획돼 이미 개체수는 당시보다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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