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관련 지원을 해준 국가들을 두고한 말이다. 화 대변인은 5일 온라인 채팅으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21개 지원국을 일일히 거론하며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가 차원에서 신종코로나로 고통받는 중국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다양한 업종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산업계와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권도 손을 보탰다. 다만 이를 고깝게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국내에 20여명의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근원지인 중국을 향한 원망이 클 터. 그럴 돈 있으면 중국 말고 한국부터 챙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드나이츠'.
지난해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해외 게임은 185개. 미국, 영국, 일본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 139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 게임은 단 한개도 없었다. 벌써 3년 가까이 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이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판호를 발급하지 않으면서다. '한한령'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다. 이 탓에 2000년대 초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해온 게임업계는 최대 시장을 잃었다. 중국 게임 시장은 2018년 기준 38조8700억원으로 전 세계에서 약 25%를 차지한다. 판호가 막히면서 손해본 '기회 비용'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부정 인식·규제로 성장 불투명…"버릴수 없는 中시장"이 와중에 중국은 신종코로라라는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 신종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지며 일부에선 중국 혐오 현상이 일어났다. 기업들이 중국 지원 결정에 앞서 여론을 살피는 묘한 상황도 생겼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게임업계는 중국을 돕는 데 적극적이다. 문전박대를 당한 설움보다 잃었던 시장을 되찾고 싶은 간절함이 더 크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장이 막히기 이전에 던전앤파이터, 미르의 전설2 등 국산 게임들을 애용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도 담겼다.
국내 게임업계는 정체기다. 수출과 매출 모두 성장세가 멈췄다. 수출액의 경우 2018년 상반기에 전년대비 49.1% 증가한 것에 반해 2019년에는 전년대비 2.5% 증가에 그쳤다. 매출액은 2018년 상반기에 전년대비 19.4% 늘었지만 2019년엔 0.02% 증가율을 보였다. 여기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과 규제 강화 등도 산업 침체를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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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반등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씨소프트 '리니지2M', 넥슨 'V4', 카카오게임즈 '달빛조각사' 등 화제작이 다수 출시되면서다. 중국에 내놓을 수 조차 없는 이 상황이 유난히 아쉬운 시점이다.
힘든 일을 겪었을때 도움의 손길은 더 고맙게 느껴진다. 게임업계도 이점을 간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 역시 서두에 나온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게임업계의 온정이 얼어붙은 중국 게임시장의 문을 열어젖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