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3등분 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차별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16 대책으로 시세하락과 거래 위축이 두드러지는 아파트는 시세 15억원에 가까운 아파트다. 15억원대 아파트를 팔아야 갈아탈 수 있는 20억원 안팎의 아파트도 약세다.
신월동 '신정뉴타운 1-1구역 아이파크위브' 59㎡ 입주권은 12.16 대책 직전인 지난해 12월 14일 8억원(12층)에 실거래됐으나 대책 이후인 같은 달 28일 8억4790만원(21층)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응암동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59㎡ 입주권도 12월초엔 8억원(5층)에 거래됐으나 대책 이후인 31일 8억3000만원(8층), 지난달 중순엔 8억7025만원(15층)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봉천동 '벽산블루밍' 84㎡는 12월말 6억5500만원(22층)에서 1월 중순 7억3750만원(25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광진구 자양동 '우성1차' 59㎡도 지난달 16일 8억4000만원(8층)에 거래되며 한 달 새 4000만원이상 뛰었다.
주춤한 9억 초과 아파트반면 9억원 초과분의 LTV가 20%로 낮춰진 9억원초과 아파트는 시세가 주춤하다.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59㎡ 입주권은 지난해 12월 14일 9억4700만원(10층)에서 대책 이후인 1월 9일 9억1000만원(6층)에 실거래됐다.
12월초 12억원(18층)에 실거래된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 84㎡ 입주권도 같은달 30일 11억2265만원(12층)로 가격이 빠졌다.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59㎡ 입주권도 12월 중순 9억5399만원(9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0일엔 9억1181만원(19층)로 4000만원 이상 빠졌다.
추가 대출이 막힌 시세 15억원에 근접한 아파트도 조정세다. 대책 하루 전 14억3000만원(12층)에 거래된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59㎡ 입주권은 지난달 23일 13억95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중층과 저층의 시세차이를 감안해도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15억원대 아파트를 팔아 갈아탈 수 있는 20억원대 아파트도 덩달아 약세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84㎡는 지난해 12월 22일 26억2000만원(6층)에서 6일 만에 1억3000만원 빠져 24억9000만원(10층)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1월말 22억원(1층)에 거래된 압구정 '한양1차' 78㎡도 지난달 중순 6층이 21억3000만원으로 7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굳건한 30억 초과 아파트
반면 30억원이상 초고가 아파트로 학군이나 실수요가 탄탄한 곳은 규제의 영향이 미미하다. 지난해 12월 중순 33억원(12층)에 실거래된 '래미안 대치팰리스' 94㎡는 지난달초 34억원(11층)에 거래되며 대책 이후에도 굳건함을 보였다.
압구정에서도 중대형 타입인 '신현대9차' 108㎡는 11월말 24억2000만원(1층)에서 지난달말 28억원(4층)으로 3억8000만원이나 뛴 가격에 팔려 대출규제를 무색케 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15억원 초과 서울주택의 평균 시세는 대책 이후 하락 전환해 지금까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9억원이하의 중저가주택도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3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강남4구의 약세와 달리 서울의 9억원이하 아파트 평균시세는 이달 둘째주에도 0.06% 상승했다. 상승률 자체는 둔화됐어도 오름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