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 확산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3%대 급락 마감한 28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69.41포인트(3.09%) 떨어진 2176.72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8원 오르며 1176.7원에 마감했다. 2020.1.28/뉴스1
하나금융지주 (56,500원 ▼1,100 -1.91%)는 전날 장후 시가배당률 4.2%(주당 1600원)을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2월 26일까지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이날 종가 대비 4.2%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배당을 발표한 금융주 중에서는 푸른저축은행 (9,510원 ▲10 +0.11%) 6.73%, 현대차증권 (8,690원 ▲10 +0.12%) 5.80%, 메리츠종금증권 (6,100원 ▼200 -3.17%) 5%로 시가배당률이 높았다. 삼성카드, 삼성증권, 메리츠화재, 교보증권, 오렌지라이프 등도 4%대 배당을 결정했다. 이날 장후에는 신한지주가, 다음날에는 KB금융의 실적이 공개돼 고배당 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세아특수강(6.40%), 아바코(4.90%), 삼양패키징(4.70%), GS홈쇼핑(4.20%) 등이 높은 시가 배당률을 기록했다. 대체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고, 꾸준하게 이익이 창출되는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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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4일 (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우한에서 전시장을 거대한 병원으로 개조해 환자를 받기 위한 병상이 설치되어 있다. ⓒ AFP=뉴스1
대기업들도 지배주주의 사정에 따라 배당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지주는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 계열사의 지분을 현재 오너 일가가 상속받기 위해선 막대한 금액의 상속세가 필요한데, 유력한 재원 마련 방법 중 하나가 배당을 늘리는 것이다. 한진그룹도 경영권을 놓고 남매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배당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높은 배당률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배당 금액을 뛰어넘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피고배당50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2116.62로, 올해 들어 7.2%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배당주도 '주식 투자'이므로 매입 가격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말에는 배당 기대감에 매입 자금이 몰려 주가가 비싸진다"며 "연중 주가가 하락한 경우를 포착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는 지도 중요하다. 회사에 현금성 자산이 있어야 배당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감소, 석유개발사업 광구 손상 등으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최근 주당 1400원(시가배당률 0.9%)의 배당을 발표했다. 지난해 주당 6400원(3.5%) 대비 5000원이 줄어든 것이다. S-Oil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6.5% 감소해 배당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금리 하락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지수 중에는 금융주의 비중이 매우 큰데 국내 금융주들은 해외에 비해 유독 금리에 연동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에도 주가 부진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고배당지수의 성과가 부진했던 이유"라고 밝혔다.